세계 최대의 인터넷 검색업체 구글이 '금지된 술수'를 사용해 검색 순위와 트래픽을 인위적으로 높인 사이트를 제재했다.

광고 단가 산정의 기준이 되는 방문자 수를 늘리기 위해 이런 조작을 일삼는 닷컴업체들에 강력한 경고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26일(현지시간)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구글은 노래 가사 사이트 '랩 지니어스'의 검색 노출 순위를 강등하고 조사를 진행중이다.

이에 따라 구글 검색에서 'rap genius'라고 치면 나오는 결과 화면에서 랩 지니어스 공식 사이트는 68번째로 실리게 됐으며, 7페이지째에야 노출된다.

제재 조치 전에는 이 사이트가 검색 결과 첫 페이지 최상단에 1위로 나왔다.

검색 결과 상위에는 구글이 랩 지니어스에 내린 제재 조치에 관한 뉴스 기사 등이 주로 실려 있으며, 이 업체의 트위터와 페이스북 페이지도 나온다.

랩 지니어스가 구글으로부터 '응징'을 당한 것은 인기 블로거들에게 자사 사이트에 실린 가사의 링크를 달아 달라고 요청하면서, 그 대가로 블로거가 운영하는 블로그에 랩 지니어스가 링크를 걸어 주는 방식으로 트래픽을 늘려줬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블로거는 자기 블로그 트래픽이 늘어 광고 수입을 추가로 챙길 수 있고, 랩 지니어스는 자사 사이트 트래픽이 늘고 구글 검색 순위도 올라가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이는 구글 등 인터넷 검색 업체들이 '인위적 순위 조작'으로 판단해 금지하는 행위다.

다만 랩 지니어스는 일부 가이드라인 위반은 인정하면서도 악의성은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IT업계에서는 랩 지니어스가 구글에 이른바 '시범케이스'로 걸려 '핵폭탄급 제재'를 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색 순위를 올리기 위해 업체들이 온갖 수단을 동원하는 상황임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구글은 검색 결과가 실제 정보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 사용자들이 불편을 겪는 사례를 방지해야 한다는 시각을 갖고 있다.

랩 지니어스는 작년 10월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벤처자본인 안드리센 호로위츠로부터 1천500만 달러(160억 원)의 투자를 유치해 주목을 받았다.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