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노조파업이 노사 대립 격화로 해를 넘길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28일 오후 민주노총 총파업 결의 대회가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진행됐다.
민주노총 총파업 집회 참가자들은 공식 행사가 끝난 뒤 세종로 사거리 등 일대 차도를 점거해 도심 교통이 한때 극심한 혼잡을 겪었다. 시위대가 세종로 사거리를 점거한 것은 8월 15일 '평화 통일대회' 이후 처음이다.
이 과정에서 집회 참가자 4명이 경찰에 연행됐으나 물대포가 발사되는 등 심각한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다.
민주노총은 철도파업 20일째를 맞이한 이날 오후 3시 서울광장에서 총파업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날 민주노총 총파업 집회에는 민노총 산하 노조를 비롯해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등 노동·시민 단체와 민주당 설훈 의원 등 야당 정치인,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 대학생 모임 등 학생들도 대거 참여했다.
주최 측은 사전 집회 참가자 등을 포함해 10만명이 참석했다고 밝혔고, 경찰은 이날 오후 4시 45분 기준 최고 2만4천명이 모인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신승철 민주노총 위원장은 "박근혜 정부가 날치기로 수서발 KTX 법인 면허를 발급해 협상을 걷어찼다"며 "정부는 중재를 위해 노력한 종교계를 부정하고 대화로 해결하라는 국회를 우롱했다"고 비판했다.
수배 중인 김명환 철도노조 위원장은 민주노총 사무실에서 생중계로 영상 메시지를 보내 "정부의 수서발 KTX 면허 발급은 대화와 타협을 통해 파업을 해결하려는 국민의 염원을 무시한 대국민 선전포고"라고 주장했다.
경찰은 174개 중대 1만3천여명의 경찰관과 물대포 차 10여대를 배치하고 집회가 광화문광장으로 번지지 않도록 차벽으로 광화문 광장 바깥 차로를 에워쌌다.
민주노총 총파업 집회 참가자들이 서울광장에서 광화문 쪽으로 이동하자 경찰은 세종로 사거리 남북 방향을 차벽으로 차단해 오후 5시 20분 이후 한 시간 30분가량 사거리 차량 통행이 제한됐다.
시위대는 삼성생명 본관 등 세종로 사거리에서 숭례문까지 차도를 점거했고 일부는 동화면세점과 종로구청, 모전교, 대한문 등지로 산발적으로 이동해 경찰과 대치했다. 시청 옆 맥도날드 매장 앞에서는 출입 통제에 항의하는 집회 참가자들과 경찰이 격렬한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집회 참석자들은 이날 오후 7시 30분 께 대부분 해산했으나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경찰관을 폭행한 혐의로 한 명이 도봉경찰서로 연행되는 등 4명이 차로 점거 및 공무집행방해 혐의 등으로 검거됐다.
앞서 오후 4시 30분께 김명환 위원장이 있는 중구 민노총 사무실에 금속노조원 등이 들어가려다 경찰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민노총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수서발 KTX 면허 발급에 대해 즉각 무효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며 반발했지만 코레일은 노조 간부 490명에 대한 징계를 예고하며 물러서지 않았다. 이날 오후 4시 기준으로 철도노조 파업 참가자 복귀율은 23.2%다.
총파업을 선언한 민주노총은 전국의 산하 사업장이 파업에 참여했으나 개별 노조원들의 불이익이 우려된다는 이유로 구체적인 내용은 발표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고용노동부는 이날 총파업 집회에 동참해 파업에 들어간 새 사업장은 한 곳도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날 철도노조 지역 본부 수배자 한 명을 총파업 집회 현장 인근에서 검거하는 한편 일부 지도부에 대해 추가로 체포영장을 발부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