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연혜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사장이 23일 오전 서울 용산구 코레일 서울사옥에서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하고 있다. 최 사장은 이 자리에서 열차운행 감축 및 현장인력 충원 계획을 발표했다. /연합뉴스

철도노조가 22일만에 파업을 철회함에 따라 사측이 취한 징계위 회부와 손해배상청구 등 후속조치가 어떻게 결론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코레일은 지난 28일 파업을 주도한 노조간부 490여명 가운데 체포영장이 발부된 핵심인사 25명을 징계위원회에 회부했다.

경찰에 고소된 145명 중 이들을 제외한 120명에 대한 징계위는 내년 1월 2일 열리고 파업을 기획·주도·독려·복귀방해 활동을 벌인 노조 간부 345명은 추가 조사를 거쳐 내년 1월 중 징계위에 회부될 예정이었다.

노조가 비록 30일 여야와 국회 국토교통위 산하에 철도발전소위원회 구성에 합의한 뒤 파업을 전격 철회키로 했지만 그렇다고 사측이 노조에 대한 징계수위를 대폭 낮출 가능성은 적을 것으로 점쳐진다.

이번 파업이 사상 최장기 파업인 데다 파업 기간 사측이 수시로 엄중 징계를 언급해 왔기 때문이다.

최연혜 사장은 지난 27일 파업 노조원들에게 '자정까지 일터로 돌아오지 않는 직원에 대해서는 복귀 의사가 없는 것으로 간주하고 이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겠다'고 최후 통첩했다. 이미 마지막 복귀시한이 이틀 이상 지났다.

코레일은 불법파업에 가담한 정도와 기간 등에 따라 중징계 처분할 계획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

민·형사상의 책임뿐 아니라 손해배상 등 구상권까지 개별적으로 청구하고 불법파업에 가담해 직위해제된 모든 직원에 대해 신속하게 징계위원회에 회부해 그동안 확인된 자료를 기초로 엄중하게 책임을 묻는다는 계획이다.

예전에는 위로금을 지급하기도 했지만 이번에는 그런 조항이 없어졌다는 점도 강조했다.

2009년 철도파업 당시 노조 간부 등 169명을 해고·파면했으나 소송 등을 거쳐 실제로는 42명만 파면·해임됐다. 과거 파업에 가담해 징계를 받더라도 무더기 표창으로 사면하고 징계가 취소되면 소송기간 동안 받지 못한 임금에 더해 200% 위로금까지 지급한 적도 있다.

검찰과 경찰은 노조의 파업 철회와 관계없이 체포영장 집행을 비롯한 수사는 변함없이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앞서 검찰은 지난 16일 파업을 풀고 복귀하면 양형에 적극 반영하겠지만 입건된 불법 파업 참가자에 대해서는 그에 상응하는 형이 선고될 수 있도록 최종 공판단계까지 철저히 대응하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사측이 노조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소송 등도 취하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코레일은 지난 26일 서울 서부지법에 노조의 예금, 채권, 부동산 등을 가압류 신청했다. 가압류 신청 금액은 2009년 파업 추정 손실액 39억원과 이번 파업 추정 손실액 77억원을 합쳐 116억원이다.

사측은 20일에는 노조를 상대로 파업 돌입 후 16일까지의 영업손실액 77억7천만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으며 파업이 끝나면 손실액을 더해 소장 변경을 통해 소송금액을 추가할 계획이어서 전체 청구액은 200억원 안팎에 육박할 수도 있다.

손해배상과 관련해 2006년 3월 파업 당시 150억원의 손실이 났다며 사측이 제기한 소송에서 법원은 "69억9천만원과 이자를 배상하라"고 확정한 바 있다.

2009년 벌어진 4차례 파업 당시 손실 62억3천여만원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은 진행 중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