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철도노조가 파업을 끝내고 일터로 복귀하기로 한31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전농동 청량리역에서 약식 집회를 마친 노조원들이 기관차 승무사업소로 향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23일간의 파업을 '승리'로 선언하고 파업을 하면서 얻은 국민적 지지를 바탕으로 현장에서 '철도 민영화 저지' 투쟁을 이어갈 것을 결의했다. /연합뉴스

철도노조가 파업을 끝내고 일터로 복귀하기로 한 31일 오전 9시 서울역 광장에서 노조 서울지역본부의 마지막 집회가 열렸다.

이들은 지난 23일간의 파업을 '승리'로 선언하고 파업을 하면서 얻은 국민적 지지를 바탕으로 현장에서 '철도 민영화 저지' 투쟁을 이어갈 것을 결의했다.

이들은 결의문에서 "우리는 승리했고 이제 철도 경쟁체제 도입이 민영화가 아니라는 정부의 거짓말을 믿는 국민은 없다"며 "수서발 KTX 법인의 쟁점을 공론화했고 사회적 논의 공간을 여는 성과도 얻었다"고 자평했다.

이들은 이어 "투쟁은 이제 또 시작이며 징계·손해배상·고소·고발 등 정부와 사측의 탄압에 맞서 현장에서 투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집회에 참가한 노조원들의 얼굴에는 비로소 일터로 돌아가게 됐다는 설렘과 함께 착잡함이 묻어났다.
무대에 올라 마이크를 잡은 노조원들은 하나같이 이번 파업의 성과로 민영화 저지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했다는 점을 꼽았다.
 
▲ 철도노조원들의 사업장 복귀가 시작된 31일 오전 동력차 한 량이 서울 수색차량사업소를 출발하고 있다. /연합뉴스

수서발 KTX 법인의 면허 발급을 끝내 저지하지 못했다는 아쉬움도 토로했고 복귀 이후 내려질 사측의 징계에 대해 당당하게 맞서자는 주문도 나왔다.

한 노조원은 "노사 합의문이 없다고 진 것은 아니다"며 "현장으로 복귀하면 이어질 징계·순환전보 등 인사조치와 협박에 당당하게 맞서는 조합원이 됐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같은 시각 서울 용산구 동자동 코레일 서울 사무소는 파업이 끝났다는 안도감과 함께 차분한 분위기로 아침을 맞는 모습이었다. 파업이 진행될 때 사옥 1층을 가득 메웠던 취재진도 반 이하로 줄었다.

하지만 정부·코레일 측의 방침에 따라 파업 참가 조합원에 대해 징계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면서 무거운 긴장감도 감돌았다.

노조가 복귀 시간으로 정한 오전 11시가 되면서 하나 둘 노조원들이 사무소로 돌아오기 시작했다.
오전 10시 20분께 고속철도 기관차 승무지부 소속 KTX 기장 100여명이 차례로 줄을 지어 서울 사무소로 복귀했다.
 
▲ 철도노조원들의 사업장 복귀가 시작된 31일 오전 한 기관사가 밝은 표정으로 손을 흔들며 서울 수색차량사업소를 출발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들은 사무소 앞에서 "함께 갔다, 함께 온다"라는 구호를 외치고 파업가를 부른 뒤 사무소로 들어섰다.

일터로 다시 돌아왔다는 기쁨에 대부분 밝은 표정이었고 서로 포옹을 하고 등을토닥여주는 조합원들도 눈에 띄었다.

한 KTX 기장은 "아쉽고 섭섭한 면도 있지만 그래도 이기는 그날까지 현장에서 가열차게 싸우겠다"며 "당당하게 어깨를 펴고 웃으면서 돌아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