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인천시가 내놓은 '누구나 집' 프로젝트가 새로운 방식의 아파트 분양 모델로 자리잡을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침체돼 있는 도화구역 개발사업의 활성화를 위한 촉매제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 프로젝트는 인천도시공사와 부동산 투자신탁회사(리츠 회사)가 주도적인 역할을 맡게 된다.

인천도시공사가 부지를 공급해 아파트를 지으면, 리츠 회사는 이 아파트의 절반을 사들여 분양을 책임진다. 리츠 회사가 보증금과 임대료를 받고 10년간 일반에 임대하는 것이다.

수요자 입장에선 상대적으로 저렴한 보증금과 임대료가 가장 큰 장점이다. 25평형 기준으로 3천만~3천500만원의 보증금에 월 40만원 정도의 임대료가 될 것으로 도시공사는 예상했다.

시세 대비 77% 이상 싼 가격이라는 게 도시공사의 설명이다. 도시공사에선 아파트 보증금 중 최대 90%를 대출받을 수 있는 상품도 개발하고 있다.

공급자 측면에서도 장점이 있다. 도시공사는 지난 2006년부터 투입된 1조7천억원의 자금을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빠르게 회수할 수 있다. 아파트를 건설할 시공사도 리츠 회사를 통해 '미분양' 걱정을 덜 수 있다.

도시공사는 다음달 중 리츠 회사와 정식으로 협약을 맺고 4월 중 분양신청을 접수할 예정이다.

총 506세대 가운데 250여세대를 리츠 회사가 분양한다. 도시공사는 2016년 입주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내에서 이 같은 방식의 분양이 시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도시공사는 아파트 전세난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수요자를 찾는 게 어렵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부동산 시장이 침체돼 집에 대한 개념이 자산 증식 목적의 '소유'에서 거주 중심의 '임차'로 바뀌고 있는 점도 도시공사가 이번 프로젝트의 성공을 예상하는 지점이다.

인천시는 아파트 전세난이 심각한 상황에서 이번 프로젝트가 시민들의 주거난을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는 도시공사와 함께 이번 아파트 단지 내 대규모 국공립어린이집 설치 등을 추진해 경쟁력을 높일 방침이다.

시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지지부진한 도화구역 개발사업에 활기를 불어넣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하지만 이번 프로젝트를 신중히 추진해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심교언 건국대 교수(부동산학)는 "리츠 회사가 일정 수준의 수익률을 담보해야 분양할 아파트를 사들일 투자자금을 끌어모을 수 있는데, 리츠 회사와 인천도시공사가 이 유인책을 어떻게 마련할지 의문"이라며 "경우에 따라 다른 민자사업처럼 장기적으로 인천시의 재정부담이 가중될 수 있는 여지도 있다"고 말했다.

/이현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