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과 고령화가 지속되면서 주택, 주식, 채권 등 모든 자산에 대한 수익률이 전반적으로 하락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국민연금연구원이 최근 펴낸 '고령화가 자산가격에 미치는 영향과 장기 전망 연구' 보고서에서 성명기 연구위원과 홍기석 이화여대 교수는 일반균형 모형과 각국 패널 자료를 통해 인구 고령화에 따른 장기적인 자산 가격을 전망했다.

10일 보고서에 따르면 주택을 포함한 전체 자산의 수익률은 2001년 기준 연 5.3%에서 2050년 2.8%로 2.5%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령화로 일할 사람이 줄어들어 노동력의 총량은 감소하는데 축적된 자본의 크기는 커짐으로써 자본의 추가 투입에 따른 생산량의 변화, 즉 '자본의 한계생산'이 낮아지기 때문이다.

가령 노동력이 풍부하고 자본이 부족한 상황에서는 자본을 1단위 더 투입하면 생산량이 10% 늘었다면 노동력은 부족하고 자본이 풍부한 상황에서는 자본을 1단위 투입해도 생산량은 1%밖에 증가하지 않기 때문에 자본 수익률도 낮아지는 것이다.

특히 고령화로 주택 수요가 둔화하면서 주택 매매가격 상승률이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러한 상관관계는 지역별로도 나타나 고령화의 정도가 상대적으로 심한 전남의 집값 둔화세가 비교적 고령인구 비율이 낮은 울산보다 두드러질 것으로 분석됐다.

아울러 집값 상승률의 둔화 속도는 이자율 하락 속도보다 더 빨라서 주택 매매가 대비 전세가의 비율은 2050년까지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이라고 보고서는 내다봤다.

고령화에 따른 이같은 자산 수익률 하락 전망은 우리보다 고령화가 앞서 진행된 나라들을 포함한 14개국의 패널 자료를 바탕으로 향후 실질 자산 수익률을 추정한 결과에서도 확인된다.

인구 구조에 따른 자산 수익률을 살펴보면 위험 자산에 대한 수요가 높은 청년층의 감소는 실질 주식 수익률의 하락으로 이어지고 위험 회피 성향이 강한 장년층의 비중이 커지면 채권 수익률이 하락하는 모습이 나타났다.

주식의 경우 특성상 수요가 많으면 가격이 올라가 수익률이 높아지는 경향이 있으나 채권의 경우 수요가 많을수록 금리가 낮아지면서 수익률도 낮아지기 때문이다.

이를 통계청의 우리나라 인구 전망에 대입해 보면 인플레이션을 감안한 향후 실질 주식 수익률은 당분간 연 4% 수준을 이어가다 지속적으로 하락해 2041년경에는 0% 수준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됐다.

실질 채권 수익률의 경우 2040년대 초반까지는 등락하며 하락세를 보이다가 그 이후부터 장기적으로 상승할 것이라고 보고서는 내다봤다.

전반적으로 완만한 하락세이기 때문에 이대로라면 일각에서 우려하는 금융자산 가격 급락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보고서는 "고령화와 더불어 우리나라의 자산 수익률은 점차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 경향은 모든 자산에 대해 동일하게 적용될 것"이라며 특히 "고령화의 예측 가능한 효과가 주택 가격에 아직도 충분히 반영돼 있지 않을 가능성이 있는 만큼 자산운용에 있어 아직 주택 비중을 높일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기본적으로 시중의 자산 구성에 맞는 투자 다변화가 최선의 투자전략"이라며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높은 외국에 대한 투자 비중을 높임으로써 포트폴리오의 국제적 다변화를 추구하는 것도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