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유혈사태를 규탄하는 이주 노동자 보신각 집회가 열렸다.
한국에서 일하는 이주노동자 1천여명이 모여 최근 캄보디아에서 발생한 임금시위 유혈진압 사태를 규탄했다.
캄보디아 의류산업 종사자들은 최저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지난달부터 파업에 들어갔다. 캄보디아 정부는 임금인상 시위를 무력진압했고 이 과정에서 시위대 4명 이상이 숨지고 수십명이 다쳤다.
캄보디아 노조단체들은 해당 지역 근로자들이 진압 경찰의 총격으로 동료 5명이 숨지고 30여명이 부상하는 유혈사태가 발생한 직후 사업장을 벗어난 뒤 복귀를 미루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 이주민지원단체 모임인 '이주공동행동'과 캄보디아 등 각국 이주 노동자들은 12일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유혈진압 규탄 이주 노동자 행동의 날' 결의대회를 열고 캄보디아 정부의 폭력진압 중단과 노동권 보장, 훈센 총리의 하야 등을 요구했다.
이들은 "캄보디아 노동자들은 최저임금 월 80달러라는 열악한 현실에 시달리고 있다"며 캄보디아의 노동 현실에 대한 국제사회의 감시 및 한국인들의 관심을 촉구했다.
유기수 민주노총 사무총장은 "세계 언론들이 캄보디아 주재 한국대사관과 한국 기업들이 유혈 진압에 연루됐다고 보도하고 있는데도 우리 정부와 기업들은 발뺌하고 있다"며 "다음 주 현지에 파견되는 국제공동조사단의 활동에 민주노총도 함께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이주 노동자 보신각 집회에는 캄보디아 이주여성과 노동자들이 대거 모였다.
경기도 양주에서 왔다는 캄보디아인 고찬동(25)씨는 "한국 정부와 기업에도 책임이 있다"며 "유엔 등 국제사회에서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집회를 마치고 보신각에서 서울광장까지 행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