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대표적인 담수호로 손꼽히는 화성 남양호가 농업용수 공급기능을 상실한 5급수로 전락한 것으로 드러나 농민들이 대책위를 구성하고 준설을 요구하고 나섰다.

14일 화성시 장안면에서 열린 새해 시정설명회에서 주민들은 지난 1974년 준공된 남양호는 40여년동안 단 한차례도 준설하지 않아 막대한 토사유입에 따른 수질 악화, 저수량 부족, 농경지 침수피해 등이 잇따르고 있다며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주민들은 남양호의 화학적산소요구량(COD)은 2011년 6.0㎎/ℓ에 그쳤지만 2012년과 2013년 잇따라 9.4㎎/ℓ로 공업용수 3급에 해당하는 5급수로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며 관련자료를 공개했다.

주민들은 남양호 유역 상류지역에는 향남2택지 등 택지개발과 개발행위로 인한 공장난개발 등 여파로 엄청난 양의 토사가 유입돼 저수용량이 턱없이 부족해지면서 수질 악화를 부채질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저수용량 부족은 20㎜이하의 적은 강수량에도 저지대 농경지가 침수를 당하는 2차 피해로 이어지고 있는데도 한국농어촌공사와 농림축산식품부는 팔짱만 낀 채 철저히 외면하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채인석 시장도 이에 가세, "이제는 주민들이 들고 일어나야 한다"며 "정부와 농어촌공사가 농민들의 어려움을 피부로 느낄 수 있도록 시민들이 모두 함께 준설을 요구하고 정치권도 여야를 초월해 초당적으로 협력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이와관련 시 관계자는 "농어촌공사와 준설문제를 협의하고 있으나 2천300억원대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준설예산 마련이 쉽지않아 고민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수시로 접촉을 갖고 올해안에 예비타당성 조사를 거쳐 조속히 준설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1974년 완공된 남양호는 장안·우정·향남·팔탄면과 평택시 일원에 걸쳐 있으며 저수용량 3천800만t, 유역면적 2만900㏊, 관개면적 3천448㏊다.

화성/김학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