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마다 응급실 몰려 고성
간호사에 휴대전화 던지고
복도에 '볼 일' 보기도

경비 인력 대부분 나이많고
인원 턱없이 부족 통제불능


지난 15일 오전 2시께 수원시 정자동 소재 도립의료원에서 50대 주취환자가 여성간호사에게 휴대전화를 던져 머리가 다치는 일이 벌어졌다.

20여분간 난동을 벌였지만 야간 경비인력은 아무런 손도 쓰지 못한 채 간호사의 폭행 현장만 구경할 수밖에 없었다.

단 1명의 경비원은 60세가 넘는 노인으로 난동을 말릴 힘이 없었기 때문이다. 결국 경찰 신고로 출동한 파출소 직원들의 도움을 받아 가까스로 소란을 중단시킬 수 있었다.

14일 오후 3시께도 한 남성이 응급실에 찾아와 간호사에 접근해 성적인 농담 등 불쾌한 언행을 일삼았으며, 지난 10일 오후 10시께는 50대 노숙자가 술에 취해 병원을 돌아다니다 병원 복도에서 소변을 보기도 했다.

병원 관계자는 "밤마다 응급실이 주취환자들의 난동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지만 경비인력이 부족해 제대로 통제가 안 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경기도립의료원 산하 지역병원들이 부족한 경비인력으로 인해 심야 시간에 몰리는 응급실 주취환자들 처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16일 경기도립의료원과 병원 관계자들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한 달간 도립의료원 수원병원에 119구급대를 통해 이송된 환자는 400여명에 이르고, 이 가운데 상당수가 주취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응급실로 이송된 주취자 상당수는 간호사를 폭행하거나 고성을 지르는 등 주변 환자들의 치료를 방해하고 있는 실정이다.

다른 의료원들도 상황은 비슷하지만 심야 응급실 취객환자를 통제하는 경비인력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현재 도립의료원 산하 지역병원 6곳에 배치된 경비인원은 15명에 불과하다. 수원·안성·이천·포천은 주야간 1명씩 모두 2명이며, 파주와 의정부는 3~4명이 근무하고 있다.

더욱이 경비인력 대부분이 나이가 50세 이상인 데다 경비업무 전문자격증을 소지하지 않아 주취환자를 통제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

도립의료원 관계자는 "한정된 예산으로 인력을 활용해야 하기 때문에 민간의료기관처럼 경비인력을 여유있게 배치하기 힘들다"며 "앞으로 관할 경찰서와 협조해 응급실 주취환자들이 다른 환자에게 피해를 주는 난동을 부릴 수 없도록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박종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