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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북 부안군 줄포면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 의심 신고가 접수된 가운데 19일 방역차량이 해당 농가 인근 도로에서 소독제를 뿌리고 있다. /연합뉴스 |
"서해안을 따라 내려오는 겨울철새 이동경로 내 농가를 보호하라."
전북 고창 동림저수지에서 폐사한 야생오리 떼가 조류인플루엔자(AI)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이들 철새가 'AI 주범'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면서 서해안 철새 이동권역의 닭·오리 사육농가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AI가 발생한 고창 씨오리 농장과 부안 육용오리 농장이 모두 군산 하구둑∼부안 줄포만∼고창 동림저수지 등으로 이어지는 전북도내 겨울 철새의 주요 비행경로에 들어 있기 때문이다.
현재 이 이동경로 권에 있는 시ㆍ군은 군산, 고창, 부안 등 3곳이다.
이들 지역에서는 닭 140여 농가(738만여마리), 오리 180여 농가(152만여마리)가 밀집돼 있어 AI바이러스가 확산하면 큰 피해가 우려된다.
겨울철새 도래지인 동림저수지가 있는 고창군과 인근 부안군에는 오리와 닭을 기르는 대규모 농가가 특히 많아 방역 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서해안 '철새루트' 내의 가금류 농가에 대한 선제적인 예방방역이 시급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동림저수지에는 현재 가창오리와 큰고니, 작은고니 등 철새 10여만마리가 겨울을 나고 있다.
올해 개체 수가 더 늘어난 것으로 관찰됐다. 이번 겨울에 이 지역의 날씨가 포근한데다 눈이 많이 내리지 않아 주변 들판과 호수 등지에서 먹이와 물을 찾기가 쉽기 때문으로 전문가는 분석했다.
전형적인 농촌에 자리한 동림저수지는 차량이 많이 다니는 군산하구둑 등에 비해 소음이 없어 겨울철새의 보금자리로 안성맞춤인 것으로 알려졌다.
군산시 철새조망대 조류 전문가는 "들판에 눈이 쌓이면 먹이를 찾지 못한 가창오리떼 등이 덜 추운 전남과 경남 등 남쪽으로 내려가기 마련인데 이번에는 날씨가 포근하고 눈이 많지 내리지 않아 동림저수지 등지에 많이 남아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도의 한 방역 전문가는 "동림저수지를 주 본거지로 해서 날씨 변화에 따라 철새들이 남북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이동 비행 경로 내에 속한 농가의 방역수위를 한층 더 높여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겨울 철새는 여름철 시베리아 등지에서 번식을 한 후 추위를 피해 늦가을부터 초겨울에 남하한다. 대개 11월부터 한반도로 남하하면서 물과 먹이가 있는 해안선이나 주요 저수지를 찾아 이동한다.
충남에서 전북도내로 들어온 철새들은 전남 해남, 경남 창원의 주남저수지까지 내려간다.
전북도는 도내 철새이동 경로 주변농가의 전염 우려가 높다고 보고 이 부분에 맞춰 방역계획 등을 다시 세우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