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보스포럼에 참석하는 국내 재계인사들의 면면이 오너 2세에서 3세로 바뀌었다.

스위스 다보스에서 22일부터 3박 4일 일정으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WEF) 제44차 연차총회에 국내 재계리더 30여명도 참석해 전세계 정·관·재계 수뇌들과 교류하면서 세계 경제의 흐름을 논할 예정이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다보스포럼의 '한국의 밤' 행사를 주관하는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과 10여년째 참석을 거르지 않고 있는 김영훈 대성그룹 회장 외에는 대부분의 참석자 주력이 오너 3세로 바뀌었다.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이미 다보스포럼에서 데뷔 무대를 치렀다.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아들로 2006년부터 다보스포럼 참석을 거르지 않고 있는 정의선(44)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올해도 9년째 참석할 예정이다. 2009년에는 다보스포럼이 선정한 '차세대 글로벌 리더'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둘째 사위인 김재열(46) 삼성엔지니어링 사장은 삼성을 대표해 스위스에 간다. 역시 재계 3세에 속하는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은 '한국의 밤' 행사에서 한식을 비롯한 한국 문화를 소개할 예정이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31) 한화큐셀 전략마케팅실장도 항시 부친과 함께 다보스에 나타났다가 이번 다보스포럼부터는 '홀로서기'를 한다. 차남규 한화생명 사장, 방한홍 한화케미칼 사장도 한화를 대표해 참석한다.

김 실장은 한화가 이번 다보스포럼 회의장 지붕에 태양광 모듈을 설치해 기증한 것에 맞춰 그룹이 차세대 주력으로 육성하는 태양광 사업을 적극 알릴 예정이다.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의 삼남 조현상(43) 효성 부사장도 뒤늦게 참석을 결정했다. 조 부사장은 2007년 세계경제포럼이 선정하는 '차세대 글로벌리더'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들 재계 3세는 전경련이 포럼 개막 전야인 21일 주최하는 '한국의 밤' 행사와 함께 다보스포럼의 영글로벌리더(YGL) 세션에 참석해 미래 경제의 향방을 논의한다.

SK는 1998년부터 지난해까지 16년간 한해도 빠짐없이 포럼에 참석했던 최태원 회장 대신 구자영 SK이노베이션 부회장, 서진우 SK플래닛 대표 등을 참석시킨다. 최 회장이 그간 축적해온 네트워크와 브랜드를 이어갈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들 3세가 다보스포럼에서 전면에 나서게 된 이유는 오너 2세들이 대거 검찰수사나 구속수감 등으로 실질적인 외부 활동이 어려워진데 따른 측면이 크다.

재계 관계자는 "이들은 오래전부터 꾸준히 다보스포럼에 참석해왔는데 각 그룹이 처한 사정으로 인해 활동영역과 보폭이 넓어지며 그룹을 대표할 일이 많아졌다"고 전했다.

이번 다보스포럼에는 또 윤세영 SBS 명예회장의 장남인 윤석민 태영건설 및 SBS미디어홀딩스 부회장, 장대환 매일경제 회장도 참석할 예정이다.

박근혜 대통령 경제사절단에 속한 이민재 한국여성경제인협회 회장, 김명자 보우실업 회장, 최옥이 비엔비데코 회장 등 여성기업인도 다보스포럼에 얼굴을 비칠 예정이다.

한편 전경련도 이번 총회부터 WEF의 정식회원이 돼 모든 회의에 참석할 수 있게 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