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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린이 놀이기구 에어바운스에서 떨어져 다친 어린이가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숨졌다. 19일 인천 연수경찰서에 따르면 인천 모 초등학교 2학년 A(9)군은 지난 18일 오전 11시께 인천시 연수구 송도컨벤시아에서 에어바운스가 무너져 내려 3m 아래 바닥으로 떨어졌다. A군은 에어바운스 붕괴 당시 여러 명의 아이에게 깔려 의식을 잃고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이날 오후 10시 4분께 숨졌다. 사진은 굳게 닫힌 송도컨벤시아 어린이 놀이시설관 모습./연합뉴스 |
놀이기구 '에어바운스' 붕괴로 어린이 사망자가 발생한 인천 송도컨벤시아 키즈파크가 담당관청의 허가도 받지 않은 채 운영된 것으로 드러났다.
20일 인천도시공사와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 따르면 운영업체 H사는 지난달 13일 송도컨벤시아 전시장에서 공기 주입 미끄럼틀 형태의 에어바운스 등 20여 종의 놀이기구를 갖추고 8천㎡ 규모의 키즈파크를 개장했다.
그러나 이 업체는 담당 관청인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의 허가도 받지 않고 키즈파크를 운영한 것으로 드러났다.
인천경제청의 한 관계자는 "유원시설업의 경우 한국종합유원시설협회에서 실시한 놀이기구 안전성 검사 결과를 첨부해 영업허가를 신청해야 한다"며 "그러나 이 업체는 영업허가를 신청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인천경제청은 이 업체의 영업이 불법이기 때문에 업체를 경찰에 고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개장 후 한 달이 지나서 사망사고가 발생하고서야 업체에 대한 제재 조치에 착수함으로써 '뒷북 행정'이라는 비난을 면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인천경제청은 2년 전 송도컨벤시아에서 자동차체험관 '레이싱파크'가 운영될 당시에도 한 어린이가 다치고 난 뒤에야 해당업체의 영업이 불법이라며 뒤늦게 제동을 건 바 있다.
송도컨벤시아 운영 기관인 인천도시공사도 임대료만 챙기고 안전관리는 부실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도시공사는 컨벤시아 내 키즈파크에서 사망사고 발생 이전에도 10건의 사고가 발생한 사실을 파악하고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10건 중 4건은 보험으로 처리하고 6건은 업체 측이 치료비를 지급하는 식으로 그때그때 땜질 처방에만 의존했다.
인천시 산하 공기업인 도시공사는 H사에 2월 16일까지 2개월가량 전시장을 임대하고 약 2억원의 임대료를 받기로 계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도시공사의 한 관계자는 "에어바운스에 대한 안전관리 규정이 명확하지 않아 사고가 나도 업체 측에 실질적인 제재를 가할 방법을 찾기 어려웠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을 수사 중인 인천 연수경찰서는 적정 인원보다 많은 어린이들을 에어바운스 위에 올라가게 방치함으로써 에어바운스가 한쪽으로 기울어져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에어바운스가 무너진 뒤 다시 형태를 갖추고 복원된 점으로 미뤄볼 때 공기압 부족, 고정장치 미비 등 시설 자체의 문제점을 지적하긴 어렵다고 밝혔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정확한 규정은 없지만 어린이들의 몸무게를 고려해 5명 정도만 위로 올려보내야 하는데 이를 준수하지 않아 사고 당시 10여 명의 어린이가 에어바운스 정상 부분에서 순서를 기다린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날 중 H업체 대표와 안전관리인 등 2명을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불구속 입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인천 모 초등학교 2학년 A(9)군은 지난 18일 오전 11시께 인천시 연수구 송도컨벤시아에서 에어바운스가 무너져 내려 3m 아래 바닥으로 떨어져 의식을 잃고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이날 오후 10시께 숨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