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기 의원 등이 기소된 '내란음모 사건' 재판에서 재판부는 피고인들 자택과 사무실에서 발견된 북한영화에 대한 증거조사를 실시했다.

20일 수원지법 형사12부(부장판사·김정운) 심리로 열린 39차 공판에서는 국가정보원이 지난해 8월 28일 피고인 7명으로부터 압수한 북한영화 26편이 저장된 동영상 파일 66개 등 검찰 측 증거에 대한 증거조사가 이뤄졌다.

증거조사는 '민족과 운명', '민족의 태양', '근위병의 아들들' 등 각 영화마다 검찰이 지목한 10여분을 법정에서 재생하고 검찰과 변호인이 의견을 제시했다.

검찰은 "이 영화들은 전쟁 당시 한국군의 만행을 표현해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정하는 한편 김일성을 찬양하고 북한 체제를 옹호, 떠들고 있어 이적성이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변호인단은 "북한 찬양보다는 남한의 독재, 유신 체제를 비판하는 내용"이라며 "'민족과 운명'을 비롯한 5편은 영화진흥위원회가 북한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 2000년대 초반 '통일 한국인이 봐야 할 북한영화 50선'으로 선정하기도 했다"고 반박했다.

한편 재판부는 21·23일 이틀에 걸쳐 디지털 저장매체 등 남은 증거에 대한 증거조사를 마치고 24·27·28일 3일간 피고인 신문을 진행한 뒤 설 연휴 직후인 다음달 3일 검찰과 변호인단, 피고인들이 최종의견을 진술하는 결심공판을 열기로 했다.

/강영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