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분 조업을 위해 6시간을 낭비하는 것이 있을 수 있는 일입니까?"

화성시 서신면 궁평항을 이용하는 박모씨는 "날이 갈수록 불어나고 있는 궁평항의 퇴적물을 보면 울화통이 치밀어 오르는데 정부와 화성시는 궁평항에 대한 준설을 미루고 있다"면서 이같이 분통을 터트렸다.

궁평항에 정박해 있는 600여 어민들은 해가 갈수록 항구에 쌓이고 있는 퇴적물을 보면서 생계위협을 느끼고 있다.

6시간 조업도 부족할 판에 6시간을 허비하고 고작 30분 조업하고 곧바로 입항해야 하는 슬픈 현실에 눈시울을 적시고 있다.

20일 궁평항 어민들에 따르면 6시간 단위로 밀물과 썰물이 교차해 어민들은 자유롭게 자신들의 시간표에 따라 조업을 조정했으나 최근에는 퇴적물이 너무 많이 쌓여 있어 수시 입출항이 불가능하다는 주장이다.

궁평항은 화성호 건설에 따라 주변 수역에 있던 용두리 주곡리 화산리 원안리 등 9개 마을의 어민들이 집단 이주한 곳이다.

특히 3년 전 궁평항을 국가어항으로 지정한 후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이 불가해졌고, 해양수산부와 평택지방해양항만청은 작은 어촌에 대해 손을 놓으면서 6년이 넘도록 준설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여기에다 화성호 갑문 앞은 녹강(흉관)이 설치돼 물살의 흐름으로 퇴적물이 쌓이지 않지만 방파제 반대쪽에 위치한 궁평항은 밀물과 인근 평택항 접안 대형 선박의 가속엔진 등의 여파로 퇴적물이 갈수록 쌓이면서 현재 7m 이상 높아져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로 인해 어민들은 썰물과 동시에 출항하고 만조 시에나 입항해야 하는 이중고를 겪으면서 잡는 어종에 따라 적게는 고작 30분으로 조업이 한정되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이와 관련 화성시와 해당 부처는 "준설작업에 적지 않은 예산이 투입되므로 현재 정비작업을 위한 용역 등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국가어항에 맞게 정부 차원의 지속적인 지원과 함께 지자체도 발전방향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화성/김학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