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쿠싱증후군 두려워" 아토피 딸 살해한 후 자살한 어머니 /연합뉴스
30대 여성이 피부질환인 아토피 증상이 악화된 8세 딸의 목을 졸라 살해한 뒤 자살한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다.

20일 오후 5시 50분께 부산 사상구의 한 주택에서 A(33·여)씨와 딸 B(8)양이 숨져 있는 것을 시어머니(57)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발견 당시 A씨는 작은 방에서 목을 맨 채였고 B양은 거실 바닥에 숨져 있었다.

거실에는 "딸을 올바르게 치료하지 못해 증상이 더욱 심해져 괴롭다. 막내 딸(3)에게도 미안하다"는 내용의 A씨 유서가 남겨져 있었다. 경찰은 A씨가 B양을 살해한 뒤 목을 매 숨진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A씨는 5년 전부터 아토피를 앓아왔던 딸이 4개월 전부터 증상이 악화되자 괴로워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최근에는 얼굴과 목까지 아토피 증상이 번져 B양은 가려움 등으로 밤에 잠도 제대로 자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A씨 가족은 A씨가 아토피 치료를 위해 스테로이드제 연고를 B양에게 자주 발랐는데 이로 인해 면역력이 약화되는 쿠싱증후군 부작용이 생기자 잘못된 치료를 했다며 자책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A씨는 유서에 "연고를 많이 사용해 딸이 쿠싱증후군에 걸린 것 같다. 후유증이 너무 겁난다"며 "나의 무식함이 아이를 망쳐버렸다. 아토피 정말 겁난다"고 적었다.

A씨는 시어머니에게 "나로 인해 아이가 태어나 고통받는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알려졌다.

그러나 전문가는 이번 일이 아토피에 대한 오해가 빚은 비극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성원 부산성모병원 원장은 "비만과 정서불안 등의 증상이 생기는 쿠싱증후군은 보통 스테로이드 주사제나 알약 투여로 유발되지만 흡수가 적은 스테로이드제 연고로는 생기지 않는다"며 "A씨가 인터넷 등에서 잘못된 치료정보를 접한 것 같아 안타깝다"고 전했다.

김 원장은 "스테로이드 연고는 아토피 치료에 필수이며 부작용이 있지만 사용을 끊으면 호르몬 분비 등이 정상으로 돌아와 걱정할 필요가 없다"며 "전문가와 상담해 아토피 원인을 찾아내고 치유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