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 1천조 시대다. 서민들에게 빚은 이제 죽을때까지 끌어안고 가야하는 암같은 존재다. 장기화되는 경기침체, 그리고 빚으로 인해 사회 안정의 기반인 중산층까지 무너지고 있다. 공공요금은 해마다 상승하고 일자리는 턱없이 부족하다. 늘어나는 사교육비 부담과 생계유지비 부담이 가중되면서 서민들은 물론 중산층까지 경제적 위기에 몰리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른 범죄도 곳곳에서 벌어지는 등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가계부채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한국은행 집계에 따르면 2010년에 843조원이었던 가계대출이 2012년엔 963조원, 지난해에는 사상최초로 1천조원대를 넘어 1천12조원을 기록했다. 지난 4년간 연평균 5.0%의 증가율이다. 심각한 상황임에도 정부에서조차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대로 가다가는 사회안정 기반이 송두리째 무너져 예기치 못한 최악의 경제불안 사태를 맞게 될 형편이다. 지난해 문광부가 실시한 '한국인의 의식 가치관'조사에서 자신의 경제적 수준이 중산층보다 낮다라고 평가한 국민이 절반이 넘는 50.9%에 이르고 있다. 이들중 50% 이상이 빚을 지고 있다고 했다. 빚의 대부분은 주거비가 43.7%, 사업비 18.7%, 생계비 13.6%, 교육비 11.1%순이었다. 무리해서 내집을 마련하다보니 빚을 질 수밖에 없었다. 은행 빚을 얻어 집을 늘려가거나 부동산에 투자한 사람들이 경기침체로 거품이 빠지면서 빚더미에 앉게된 것이다. 지난해 주택금융공사를 통해 나간 전세자금 대출액만도 13조928억원에 이르고 금융권 전체의 전세자금 대출 잔액이 60조1천억원이나 된다.

이렇듯 장기화된 경기침체로 생계형 범죄도 상대적으로 증가 추세에 있다. 생계형 절도와 사기범죄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사기범죄는 2012년 23만5천336건으로 전년 대비 1만1천896건이나 증가했다. 절도도 29만460건에 이르러 전년 대비 9천98건이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생계형 범죄의 증가는 사회불안을 가중시키고 가진 자들에 대한 저항의식으로 나타날 수 있다. 가치관도 무너지고 있다. 투자금 100억원을 날린 부모가 중학생 아들 방에 번개탄을 피워 아들을 죽이려 했던 사건, 보험금을 타내기 위해 추락한 딸을 수술시키지 않고 하반신 마비로 보험금을 타내는 부모 등 사회 곳곳에 돈 범죄가 만연돼 있다. 그러나 정부의 경기부양대책은 뒷전에 밀린채 해답이 보이지 않는다. 답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