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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대통령이 인도.스위스 국빈방문 및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일명 다보스포럼) 참석을 마치고 23일 경기도 성남시 서울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연합뉴스 |
박근혜 대통령이 7박9일간의 인도ㆍ스위스 순방을 마치고 23일 귀국했지만, '세일즈 외교' 성과를 음미하기도 전에 만만치 않은 대내외적 현안에 직면하게 됐다.
◇ 정보유출사태ㆍAIㆍ당정청 개편說 대응은 = 전국민적 공분을 산 카드사 개인정보 대량유출 사태와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 등 예상치 못한 돌발사태가 말끔히 정리되지 못한 채 박 대통령 앞에 놓여 있다.
일주일이 채 남지 않은 설 연휴를 앞두고 두 사안의 관리가 설 민심 형성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무엇보다 이번 개인정보 대량유출과 관련, 금융감독기관이 제대로 일을 하지 못했다는 국민의 따가운 시선이 커서 문책 여부가 관심으로 떠올랐다.
현오석 경제부총리가 신제윤 금융위원장과 최수현 금융감독원장 경질론을 일축했지만, "어리석은 사람은 무슨 일이 터지면 책임을 따진다", "우리가 다 정보제공에 동의해줬지 않느냐"는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키면서 스스로의 입지가 불안해진 것이 아니냐는 관측마저 제기된 터다.
사안이 터질 때마다 사람을 바꾸는 게 박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은 아니라는게 대체적 이야기지만 개인정보 유출사태에 대한 경제팀의 대응을 놓고 여론의 평가가 좋지 않다는 점이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당 내에서조차 "현오석 경제부총리, 신제윤 금융위원장,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은 반드시 즉각 사퇴해야 한다"(김상민 의원)는 촉구가 이날 공식적으로 나올 정도로 상황은 좋지 않은 편이다.
특히 '새 정치'를 표방하는 안철수 신당의 본격 출범을 앞두고 있는데다 정치권에 대한 민심의 평가가 만들어지는 설 연휴를 목전에 둔 만큼 박 대통령이 '모종의 결단'을 내려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여권에서 흘러나온다.
여기에 집권 2년차 인사의 '풍향계'로 언론이 평가할 청와대 대변인 자리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처장, 여성가족비서관 등 공석인 주요 청와대 인선도 시간을 끌기 힘든 과제다.
'사상 초유 대변인 없는 대통령의 해외순방'을 놓고 '비정상'이라는 지적도 제기된 가운데 공백이 길어질 경우 그만큼 인재풀이 빈약하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러한 정황은 청와대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김기춘 비서실장 거취에 관한 루머와 겹치면서 당정청 개편설로 확대되고 있는 양상이다. 박 대통령의 판단이 주목받을 수밖에 없는 배경이다.
AI의 경우, 역시 설을 앞두고 박 대통령에게 많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철새가 옮긴 것이라는 '불가피성'을 감안하더라도, 방역 당국이 사후 조치를 어떻게 취하느냐에 따라 민심이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이 순방 도중 "철새 이동경로를 파악해 방역대책을 철저히 세우라"고 지시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와 함께 기초선거 정당공천제 폐지를 두고 야당이 '공약 파기'라며 공세를 펼치는 부분에 대해 박 대통령이 어떤 답안지를 내놓을지도 관심사다.
기초의원ㆍ단체장에 대한 정당공천제 폐지는 박 대통령이 대선 당시 약속인데, 현재 새누리당은 위헌 가능성 등을 들며 이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이 사안에 대해 안철수 의원측이 강하게 박 대통령에 대해 공세를 펼치고 있어 박 대통령의 입장이 주목된다.
◇ 집권 2년차 대북 리스크 여전 = 북한 문제도 녹록지 않아 보인다.
북한이 박 대통령의 순방 다음날인 지난 16일 상호 비방.중상을 중단하자는 '중대 제안'을 한 이후,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특수전부대의 훈련을 잇달아 참관한 사실을 북한이 공개하면서 기습적 도발이 이뤄지지 않겠느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만약 북한이 도발한다면 박 대통령이 새해 들어 '통일은 대박'이라며 강조해 온 통일 분위기 조성과 자신의 대북정책 추진을 위한 동력도 당분간은 힘을 받기가 어려울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이 때문에 박 대통령은 순방 귀국 다음날인 24일 공식 일정을 잡지 않았음에도 김장수 국가안보실장과 현오석 경제부총리 등을 만나 대내외 현안에 대한 현황과 대책 마련 등에 대한 보고를 받느라 분주한 하루를 보낼 것으로 예상된다.
이정현 홍보수석도 기자들과 만나 "오늘 그런저런 일로 아주 여전히 바쁜 일정을 보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