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사들의 보조금 경쟁이 극성을 부리면서 아이폰까지 '공짜폰' 대열에 합류하는 이례적인 일이 발생했다.

25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아이폰5S가 공짜폰으로 등장한 것은 번호이동건수가 14만건을 기록한 지난 23일이다.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3, 갤럭시S4 LTE-A, LG전자의 G2 등 국내 제조업체의 휴대전화가 할부원금 0원으로 떨어진 적은 있으나 애플의 아이폰 시리즈가 이 대열에 합류하기는 처음이다.

보조금은 제조사의 장려금에 이통사의 보조금을 더해 책정되는데, 외국업체인 애플은 그동안 내부 정책에 따라 이러한 장려금 전략에 편승하지 않고 시장의 출혈 경쟁 속에서도 최저 20만원선을 유지했다.

애플은 장려금 대신 일괄적으로 출고가를 인하하는 방식의 프리미엄 판매전략을 유지한다. 국내 이통사에도 아이폰에 대규모 보조금을 싣지 못하도록 해 이통사들은 통상 아이폰에 한해 10만원대의 기본 보조금과 2년 약정시 적용되는 요금 할인 정책으로만 가입자를 유치하고 있다.

그러나 보조금 대신 제품으로 승부한다는 애플의 글로벌 전략이 국내 이통시장의 과다 경쟁 속에 무너진 것이다.

지난 23일 A사는 서울 일부 오프라인 매장에서 아이폰5S 기종에 기본 보조금 80만원에 선할인 금액 13만원을 합해 최대 93만원을 지급해 판매했다. 이에 따라 출고가 81만4천원인 아이폰 5S 16G는 할부원금이 마이너스 11만6천원에 거래됐다. 32G(출고가 94만6천원)는 1만6천원, 64G(출고가 107만8천원)는 14만8천원에 판매됐다.

이처럼 일부 이통사가 아이폰에 대규모 보조금을 지급한 것은 아이폰이 가입자 유치에 가장 효과적이라고 판단해서다.

애플 특유의 소프트웨어로 기존 고객의 충성도가 높기 때문이다. 특정 이통사의 경우 아이폰 모델이 없어 해당 통신사로부터 가입자를 끌어오는데도 유리하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은 유일하게 단말기 차별화가 되는 모델"이라며 "같은 보조금이 지급된다면 국산 스마트폰 모델에 비해 가입자 유치 효과가 더 크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