市 일방적 추진 코레일 반발
개찰구 위치 변경도 부정적
계획 수립 2년 가까이 불허
수원시가 교통난을 해소하고 보행자들의 편익을 제공한다는 명분으로 120억원이나 들여 건립을 추진하고 있는 '지하 2층 보행통로'는 명분과 실리 모든 측면에서 설득력을 잃고 있다. ┃그래픽 참조
시는 지난 2012년 5월 수원역 주변(권선구 서둔동)에 롯데수원역쇼핑타운 건설과 AK플라자 수원점 증축 등으로 발생하는 교통난을 해결하기 위해 '수원역 환승센터 건립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을 내놓았다.
이 기본계획에는 환승센터 건립, 과선교 연장 확장과 함께 수원역 동쪽과 서쪽을 연결하는 지하 보행통로를 건설하는 내용이 담겼다.
당시 시는 수원역사 지하1층에 있는 개찰구의 위치를 옮기고 통로를 확장해 지하철과 열차를 이용하지 않는 시민들도 24시간 상시 통행할 수 있는 지하 보행통로를 만들려고 했다.
하지만 코레일측은 "수원시가 아무런 협의없이 일방적으로 계획해서 가져온 안인데다, 개찰구 위치를 바꾸고 현재 이용하고 있는 통로를 확장시키는 건 사실상 안방(역사)을 헤집는 것과 같다. 검토할 가치조차 없다"며 보행통로 건설안을 반대했다.
그러나 시는 기존 계획을 수정해 지하1층 대신 콘크리트로 막혀있는 지하2층을 뚫어 항시 통행이 가능한 보행통로를 만들기로 했다.
그리고 수정된 계획안을 바탕으로 지난해 7월 국·도·시비를 포함, 649억원의 예산을 지원받아 이중 지하연결통로를 만드는데 120억원을 사용하고, 나머지는 환승센터 건립에 사용할 계획이다. 이 안에 대해서도 코레일과 철도시설공단은 수차례 반대의사를 보였다.
이미 수원역 지상2층 대합실을 통해 시민들이 아무런 불편없이 동쪽과 서쪽을 오갈 수 있는데다, 지하2층에는 수원역사의 하중을 지탱하고 있는 RCD 파일 기둥이 곳곳에 박혀있어 콘크리트를 뜯어내고 공사를 강행할 경우 기존 철도시설물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철도공단 등 관계기관의 반대로 수원시는 계획을 수립한 지 2년이 다 돼가는 지금까지 최종 허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현재 수원역사를 중심으로 동쪽에는 버스정류장과 택시승강장이 포함된 광장이 위치해 있고, 서쪽에는 환승센터와 함께 롯데쇼핑타운이 건설중이다.
시의 계획대로라면 지하보행통로는 환승센터를 거쳐 롯데쇼핑타운으로 곧장 이어진다. 결국 시가 무리수를 두면서까지 롯데를 측면 지원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김선회·공지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