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해주 연결 염두 인천사업
6천억이상 사업비 탓 건설 난관
市, 국토부에 '국도 지정' 요청
전문가 "국가가 의지 보여줘야"
박근혜 대통령이 해가 바뀌면서 "통일은 대박"이라고 밝히는 등 최근 잇따라 남북통일 정책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인천 영종도와 강화도를 잇는 다리 건설 사업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이 다리 건설 사업이 남북 경제 협력의 중요한 시금석이 될 것임은 물론 박근혜 정부의 통일정책을 앞에서 끌고 갈 선도사업으로 제격이기 때문이다. ┃관련기사 3면
영종~강화~개성 연결 도로 사업은 인천시가 이미 추진해 오고 있지만, 막대한 사업비를 감당하지 못해 막혀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통일시대에 대비해 국가가 나서 이 사업을 챙길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말로만 통일을 얘기하기보다는 통일을 향한 의지를 담은 실질적인 조치를 취하는 게 중요한데, 그 의지를 보여줄 수 있는 것이 바로 영종~강화 대교 건설이라고 말한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인천공항과 북한 개성·해주 연결을 염두에 둔 영종~강화 대교 건설은 통일을 앞당기고자 하는 의지의 표현이자 중요한 전기가 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인천시는 몇 년 전부터 영종도(인천국제공항)에서 강화도를 거쳐 향후 개성과 해주로 이어지는 도로 건립을 계획하고 있다.
이는 남북경협이 활성화되고 통일시대가 열릴 것에 대비한 인프라다. '영종~강화~개성·해주 도로'는 우선 영종도와 강화도를 잇는 다리부터 건립한 뒤 북한 당국과의 협의를 통해 개성(개성공단)까지 이어지는 도로를 조성한다는 구상이다.
이렇게 되면 인천공항과 개성공단을 연결하는 최단 노선이 조성되는 셈이다. 또한 강화도와 다리로 연결된 교동도를 거쳐 해주로 연결하는 도로 건설도 계획하고 있다.
인천시 관계자는 "인천시가 구상하는 것은 개성공단, 인천공항, 인천경제자유구역, 인천항을 연결하는 남북 도로망"이라며 "남북 공동 경제권 구축 등 남북경협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남북을 서해로 잇는 이 도로망 사업은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 시의 입장이다. 언제 남북경협이 활성화되고 통일될 지는 예측할 수 없지만, 건설 기간 등을 고려하면 미리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인천시는 '영종~강화 도로' 노선을 국도로 지정해 줄 것을 국토교통부에 요구하고 있다. 이 다리 건립에만 6천억원 이상이 들 것으로 예상돼, 국비 지원 없이는 도로 조성이 어렵기 때문이다.
민간투자사업으로 추진할 경우, 부동산 경기 침체로 투자자 확보가 쉽지 않은 데다 이용자가 통행료를 내야 하는 문제가 있다.
국토부는 '영종~강화 도로' 필요성에 대해선 공감하면서도 국가 재정 여건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남북 관계가 진전되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도 "다리 건설은 필요한데, 재정 여건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또 "국토연구원이 도로 등급 조정이 필요한지를 연구 중이다. 여기에 영종~강화 노선도 포함돼 있다"며 "하지만 국도로 지정된다고 해서 바로 추진되는 것은 아니다. 기획재정부와 협의도 필요하다"고 했다.
/목동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