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전 인도적지원 교류시작 현재 명맥 유지만
AG 계기로 관계개선나서… 4개분야 사업준비


올해로 인천시가 남북 협력사업을 추진한 지 10년이 된다. 영종~강화~개성·해주까지 연결되는 도로를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는 인천시는 인천아시안게임을 계기로 남북 협력관계를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표 참조

■10년의 협력경험이 통일의 자양분

인천시는 10년 전부터 북한과 다양한 협력사업을 진행해 왔다. 2004년 평안북도 용천역 열차 폭발사건으로 수천명의 이재민이 발생한 북측을 돕기 위해 성금과 밀가루 등 인도적 차원의 지원을 시작한 것이 계기가 됐다.

시는 그해 남북교류협력 조례를 제정하면서 독자적으로 대북사업을 진행할 수 있는 조직과 예산을 갖췄다.

2005년엔 자치단체 가운데 처음으로 북한의 초청을 받아 북측 민족화해협의회(민화협)와 체육, 문화, 예술 등 6개 분야에서 교류한다는 데 합의했다. 2006년에는 북핵 문제가 불거지면서 남북 교류사업이 전면 중단되기도 했다.

이듬해부터 분위기가 다시 풀려, 평양시 체육단 축구장 현대화 사업(2007년), 평양치과병원 리모델링 사업(2008년), 남북축구팀 친선경기(2009년) 등도 진행했다.

하지만 2010년 천안함 사건에 따른 정부의 5·24 조치로 시의 북한 교류사업은 크게 위축됐다. 같은 해 연평도 포격 사건은 남북 관계를 더욱 악화시켰다.

이후 시의 남북 협력사업은 국내 자본·기술과 북한의 노동력을 활용한 '중국 단둥 축구화 공장' 지원, '남북 유소년 축구대회' 지원 등 '제3국'을 통한 우회 사업으로 명맥만 유지하는 실정이다.

남북 관계 완화 분위기 속에서 '북한 축구팀이 인천아시아경기대회에 참가할 것'이라는 최근 북측의 발표로 인천과 북한 간 교류는 다시 활성화할 것이란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인천시도 올해 남북 관계 개선 기대감을 갖고 '인도적 지원' '개발 지원' '체육 교류' '사회문화 교류' 등 4개 분야 10개 남북 교류협력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그동안의 남북 협력사업 경험을 자양분 삼아 아시안게임이 열리는 올해를 계기로, 남북 협력 관계를 더욱 강화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 역할이 크다

이 같은 상황에서 특히 인천시의 '영종~해주 간 연결도로' 건립 구상은 통일 시대를 대비한 중요한 인프라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도로는 연결되는 지역의 상호 경제성장은 물론, 지역 간 통합의 계기도 된다"며 "영종에서 북한 해주를 잇는 연결도로는 남북 경제협력의 시금석 정도가 아닌 통일에 두세 배 다가서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종~해주 간 연결도로는 또한 기존 개성공단 중심의 남북 경제협력 축을 확장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인천의 기술력과 금융시스템, 인천공항과 인천항 등 인프라를 북한의 노동력과 접목한다면, 남북 경제협력의 상징인 개성공단 이상의 경제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이다.

장기적으론 인천과 해주 간 남북 경제협력 축이 중국과도 연계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장용석 연구원은 "인천은 지정학적이나 안보적 차원에서나 남북 관계 개선을 위한 중요한 지역"이라고 했다.

이어 "인천과 북한의 황해남도 연안도시 간의 사회문화교류와 개발협력은 서해연안 접경지역을 평화번영지대로 바꾸는 데 중요한 요소일 수 있는 만큼, 인천시가 이를 활성화할 수 있도록 과제와 의제를 더욱 적극적으로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현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