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법 형사항소1부(부장판사·유남근)는 전기톱을 휘둘러 이웃집 개를 죽인 혐의(동물보호법 위반 및 재물손괴)로 기소된 김모(51)씨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벌금 30만원 선고를 유예했다고 11일 밝혔다.

김씨는 지난해 3월 28일 오전 7시30분께 안성시 양성면 집으로 침입한 '로트와일러' 2마리가 자신의 진돗개를 공격하자 전기톱을 휘둘러 시가 300만원 상당의 개 1마리를 죽인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1심 재판부는 "묶여 있는 자신의 개를 공격하는 피해견을 쫓아버리기 위해 전기톱으로 위협하다가 범행에 이르렀고 이는 긴급피난 행위로 볼 수 있다"며 김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동물보호법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하고, 재물손괴 혐의는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이 공격을 받지 않은 상황에서 자신의 개를 다른 곳으로 데려가거나 몽둥이로 피해견을 쫓아내지 않고 죽인 행위는 급박한 상황을 피하기 위해 부득이 타인에게 손해를 입힌 긴급피난으로 볼 수 없다"고 선고 이유를 설명했다.

선고유예는 유죄가 인정되지만 죄가 가벼워 형의 선고를 미루는 것으로, 특정한 사정이 없으면 피고인을 형사처벌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강영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