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일 오전 0시께 서울 송파구 잠실 제2롯데월드 공사장 46층에 있던 컨테이너 박스에서 불이 났다. 불은 컨테이너 박스 안에 있던 건설 자재 일부를 태우고 25분 만에 진화됐으며 인명피해는 없었다. 사진은 이날 화재가 진화된 현장의 모습./연합뉴스

16일 자정께 잠실 롯데월드타워에 화재가 발생하자 시공사인 롯데건설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화재가 발생 25분 만에 비교적 신속히 진압됐고, 다행히 인명 피해도 없었으나 이번 불로 롯데월드타워를 둘러싼 논란이 다시 증폭될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물산이 시행하고 롯데건설이 시공하는 롯데월드타워(제2롯데월드)는 123층(555m)의 국내 최고층 건물로 2016년 완공 예정이며, 현재까지 공정률은 약 32%로 중앙 골조 부분은 62층가량 올라간 상태다.

롯데건설은 이날 오전 자료를 배포해 "화재는 47층 철재로 만들어진 용접기 보관함 내부에서 발생했으며 발견 즉시 소방서에 연락해 현장인력과 25분만에 신속히 진압했다"며 "불이 났을 때 해당 층에서는 작업이 이뤄지지 않았고, 인명 피해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롯데건설측은 이번 화재가 크게 번지지는 않아 공사에 큰 차질은 없을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재차 불거진 안전성 논란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이날 고층건물에서 연기가 나는 모습을 실시간으로 본 인근 주민들과 인터넷을 통해 화재 장면이 찍힌 사진을 돌려 본 시민들이 불안감을 호소하며 롯데월드타워의 안전성 문제를 지적하고 있어서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사진이 찍힌 시점은 화재가 다 진압되고 연기만 흘러나오는 상태였다"며 "야간에 건물 전체에 주황 빛깔 조명을 켜놓고 있기 때문에 시뻘건 불로 오인돼 불안감이 증폭된 측면이 있는 것 같다"고 해명했다.

롯데건설은 이달 초 취임한 김치현 사장을 중심으로 임직원 비상 회의를 소집해 안전 관리 강화 대책을 마련하는 등 이번 사고의 파장을 최소화하기 위해 부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영삼 정부 때부터 추진된 제2롯데월드 건설은 2011년 11월 성남비행장의 활주로를 3도가량 트는 조건으로 최종 건축허가가 났지만 서울공항에 이착륙하는 군용기의 안전성 문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으며 착공 전부터 안전성 논란에 시달렸다.

작년 11월에 발생한 강남구 삼성동 아이파크 아파트 헬기 충돌사고 직후에는 고층 건물의 안전성에 대한 불안감이 증폭되며 롯데월드타워의 층수를 낮춰야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지난해 6월에는 공사 현장에서 구조물이 붕괴해 근로자 1명이 숨지고 5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고 10월에는 기둥 거푸집 해체 작업을 하던 중 쇠 파이프가 약 50m 아래 지상으로 떨어져 인근을 지나던 행인이 충격으로 병원에서 진료를 받는 등 크고 작은 사고도 끊이지 않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