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생 오리엔테이션 참사로 사상자가 발생한 부산외대가 유족과의 보상 협의에 난항을 겪고 있다.

그러나 사망 학생 9명 중 1명은 유가족의 판단에 따라 20일 오전 부산성모병원에서 첫 장례식을 연다.

유족과 코오롱그룹 관계자들은 19일 오전 10시 분향소가 설치된 울산 21세기병원 장례식장에서 만나 보상에 최종 합의했다.

코오롱 측과 별도 협의를 벌이는 사망 학생 1명 가족 외에 8명이 이 자리에 참석했다.

이어 유족 대표는 부산외대와도 현재 5차례에 걸쳐 보상 협의에 들어갔으나 현재까지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유족 측은 충분한 보상을 요구하고 있지만 학교는 기존에 지급된 보상금 규모 수준의 금액을 지급할 수 있다는 입장이어서 의견 차이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변기찬 사고대책본부 상황팀장(국제교류처장)은 19일 오후 3시 중간 브리핑에서 "저희 학교는 코오롱 같은 대기업이 아니며 비슷한 액수를 지급하기는 쉽지 않다"며 "그렇지만 즐거웠어야 할 행사가 비극적인 결과로 끝난 만큼 학생이 학교를 선택한 자부심을 유지할 수 있도록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변 팀장은 보상금 규모에 대해서는 "기존에 지급됐던 보상 규모보다는 높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부산외대의 기존 보상금 규모는 최대 2천만원 정도로 알려졌다.

하지만 변 팀장은 이번 리조트 체육관 붕괴사고에 대해 학교도 희생자이며 유족에게 드리는 돈도 보상금이 아닌 위로금이라고 말해 논란이 예상된다.

보상 협의가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첫 장례식이 열린다. 숨진 박주현(18·여·비즈니스일본어과 신입생)양의 장례식이 20일 오전 9시 부산성모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린다.

부산외대는 총장을 장례위원장으로 하는 장례위원회를 꾸려 박양의 장례를 지원할 계획이다.

이번 장례에 대해 학교 측은 박 양의 가족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부산침례병원 3명, 울산 21세기병원 4명, 부산성모병원 1명, 일산백병원 1명 등 흩어져 있는 사망 학생을 강제로 한곳에 모으려는 계획은 없다고 학교측은 말했다.

부산외대는 그동안 보상협의에서 쟁점이 된 신입생 사망자의 재학생 인정 여부는 해당 보험사와 협의한 결과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붕괴사고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호소하는 학생은 ㈔한국심리학회 소속 교수에 상담과 치료를 병행하기로 했다.

재학생 사망자에 대해서는 영결식 날짜가 확정되는 대로 명예졸업장을 수여하고 캠퍼스 내 추모비도 건립할 계획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