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간첩 사건' 증거 위조 논란과 관련해 검찰이 19일 별도의 진상조사팀을 구성하고 본격적인 의혹 규명에 들어갔다.
간첩 혐의를 받고 있는 유우성(34)씨 측은 중국대사관의 사실조회 신청 회신 내용을 토대로 검찰이 법원에 제출한 증거가 위조됐다고 주장했다.
반면 검찰은 해당 기록은 모두 정식 외교루트를 통해 발급받은 문서로 위조라고 볼 근거가 희박하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유씨 관련 기록을 입수해 검찰에 넘긴 것으로 추정되는 외교부마저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으면서 논란은 가중되는 모습이다.
진상조사 핵심은 검찰이 법원에 제출한 기록이 정상적인 외교 루트를 거쳐 실제 중국 정부로부터 발급받은 문서가 맞는지다.
다만 유씨측과 검찰, 국정원, 외교부, 중국 정부까지 복잡하게 얽히면서 실체을 제대로 규명할 수 있을지 예단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檢-외교부-중국' 정식 외교루트 밟았나 = 진상조사단이 우선 규명해야 할 부분은 검찰이 제출한 기록의 진위는 차치하더라도 정식 외교 절차를 거쳐 취득한 문서인가 하는 점이다.
만약 정상적인 절차를 거쳐 취득한 문서가 아니라면 위법수집 증거로 분류돼 법정에서 증거능력을 인정받지 못할 수도 있다.
유씨측 변호인의 사실조회 요청과 관련해 중국대사관측이 "위조됐다"고 지목된 문서는 크게 3개다.
▲중국 허룽(和龍)시 공안국에서 발급했다는 유씨의 출입경기록 ▲이 기록이 '허룽시에서 발급된 것이 맞다'는 허룽시 공안국의 사실조회서 ▲변호인이 증거로 제출한 삼합변방검사참(출입국관리서)의 정황설명서에 대한 반박 내용을 담은 삼합변방검사참의 답변서 등이다.
이와 관련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지난 18일 검찰이 제출한 3건의 문서 중 사실조회서만 중국 선양(瀋陽) 주재 한국영사관에서 입수해 전달했을 뿐 나머지 2건의 문서는 외교부가 개입하지 않았다고 밝히면서 해당 기록의 취득경위에 대한 논란이 증폭됐다.
황교안 법무부 장관은 그러나 1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참석해 3건의 문서가 모두 정상적인 외교경로를 거쳤다고 설명했다.
황 장관은 "(유씨의) 출입경기록은 수사기관(국정원)을 통해 중국 당국으로부터 확보했다"면서 "진위를 명확히 하기 위해 외교부, 외교경로를 통해 중국으로부터 (출입경기록 발급) 사실조회서를 받았다"고 밝혔다.
황 장관은 "사실조회서에 출입경기록 자체가 첨부돼 있었기 때문에 그렇다면 (출입경기록도) 외교라인을 통했다고 봐야 하는 것 아니냐. 외교경로를 다 거쳤다"고 강조했다.
삼합변방검사참의 정황설명 답변서 역시 영사증명까지 받아 제출한 만큼 외교라인을 거치지 않았다는 지적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박했다.
황 장관은 "외교장관이 말한 것도 맞고 제가 설명드린 것도 맞는 내용"이라며 "서로 다른 부분이 없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 "위조됐다" 밝힌 이유는 = 검찰 주장대로 정상적인 외교경로를 따랐다면 왜 중국대사관측이 해당 문서에 대해 "위조됐다"고 부인했는지가 의문으로 남는다.
검찰은 중국 당국이 발급한 문서인지를 다양한 경로로 검증을 거친 만큼 위조라고 볼 근거가 없다는 입장이다.
검찰은 당초 유씨에 대한 내사 당시 국정원 첩보로 유씨의 출입경기록을 입수했다. 그러나 중국 관공서가 발급했는지를 확인할 수 없어 증거 능력을 인정받을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 법원에 증거로 제출하지 않았다.
이어 항소심 진행 과정에서 국정원이 또다시 유씨의 출입경 자료가 첨부된 영사인증서를 보내왔으나 역시 중국 관공서에서 발급됐는지가 확인되지 않아 배제했다.
국정원은 지난해 10월 다시 허룽시 공안국이 발급했다며 유씨의 출입경기록 2부를 담당 검사에게 전달했다.
한 부는 허룽시 공안국 관인이 찍힌 출입경기록이고 다른 한 부는 이 관인에 더해 허룽시 공증처 관인까지 찍혀 있는 것이었다.
이 문서들에 대해 실제 허룽시가 발급한 기록인지를 선양주재 한국영사관-허룽시 공안국의 순서로 확인한 만큼 중국 정부가 발급한 문서가 확실하다는 설명이다.
검찰 관계자는 "다양한 자료 중 가장 객관적이고 증거능력이 있다고 인정된 것을 법원에 제출했다"며 "해당 자료는 발급 기관이 명시됐고 문서 형태도 갖춰져 있으며 내용도 합리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검찰은 국정원이 유씨의 출입경기록을 확보한 과정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국정원이) 입수했을 때 과정을 (타 기관의 일인 만큼) 우리가 언급할 수 없지만 사후적으로 증거능력을 갖추기 위해 (검찰은) 노력했다"고 말했다.
당초 검찰은 선양 주재 한국영사관을 통해 허룽시의 상급관청인 길림성 공안청에 유씨의 출입경기록을 요청했다가 "발급 전례가 없다"는 이유로 거절당했다.
이에 따라 영사관에서 활동 중인 국정원 직원이 정식 루트가 아닌 정보당국 간 협조를 통해 해당 기록을 입수했을 가능성이 있다.
중국 측이 해당 문서에 대해 "위조됐다"고 밝힌 것도 정식 루트가 아닌 방식으로 자국 내 정보를 입수해간 데 대한 항의 또는 불만의 표시가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중국 측의 주장대로 해당 문서들이 모두 위조된 것으로 밝혀지고 그 과정에 선양주재 한국영사관 소속 직원이 개입된 정황이 드러나는 것이다.
결국 검찰 진상조사단은 해당 기록들이 중국 정부기관인 허룽시 공안국에서 발급한 것이 맞는지를 입증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검찰이 정식 수사도 아닌 상황에서 우리 관할이 아닌 중국 내에서 벌어진 이번 의혹의 실체에 얼마 만큼 다가갈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이미 주한 중국대사관을 통해 공식 입장을 밝힌 중국측이 다시 입장을 바꿔 우리측 조사에 적극적으로 임할 가능성은 낮기 때문이다.
검찰은 가능한 한 모든 외교적 노력을 동원해 의혹을 해소한다는 방침이다. 실제 대검은 이미 외교라인을 가동해 중국측의 협조를 구한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진상조사팀장에 검찰 내 대표적인 중국통인 노정환(47) 서울중앙지검 외사부장을 임명한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검찰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국정원, 외교부, 선양영사관 등의 해외 업무와 관련된 사안인데다 진상규명을 위해서는 중국 당국과의 긴밀한 업무 협조가 필요하다고 판단돼 중국 사정에 밝고 수사능력이 우수한 노정환 외사부장을 팀장으로 임명했다"고 설명했다.
만약 검찰이 진상조사팀을 꾸렸음에도 해당 기록들이 중국 정부가 발급한 문서인지를 입증하지 못한다면 결국 무리한 기소에 이어 증거마저 조작했다는 오명을 벗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연합뉴스
간첩 혐의를 받고 있는 유우성(34)씨 측은 중국대사관의 사실조회 신청 회신 내용을 토대로 검찰이 법원에 제출한 증거가 위조됐다고 주장했다.
반면 검찰은 해당 기록은 모두 정식 외교루트를 통해 발급받은 문서로 위조라고 볼 근거가 희박하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유씨 관련 기록을 입수해 검찰에 넘긴 것으로 추정되는 외교부마저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으면서 논란은 가중되는 모습이다.
진상조사 핵심은 검찰이 법원에 제출한 기록이 정상적인 외교 루트를 거쳐 실제 중국 정부로부터 발급받은 문서가 맞는지다.
다만 유씨측과 검찰, 국정원, 외교부, 중국 정부까지 복잡하게 얽히면서 실체을 제대로 규명할 수 있을지 예단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檢-외교부-중국' 정식 외교루트 밟았나 = 진상조사단이 우선 규명해야 할 부분은 검찰이 제출한 기록의 진위는 차치하더라도 정식 외교 절차를 거쳐 취득한 문서인가 하는 점이다.
만약 정상적인 절차를 거쳐 취득한 문서가 아니라면 위법수집 증거로 분류돼 법정에서 증거능력을 인정받지 못할 수도 있다.
유씨측 변호인의 사실조회 요청과 관련해 중국대사관측이 "위조됐다"고 지목된 문서는 크게 3개다.
▲중국 허룽(和龍)시 공안국에서 발급했다는 유씨의 출입경기록 ▲이 기록이 '허룽시에서 발급된 것이 맞다'는 허룽시 공안국의 사실조회서 ▲변호인이 증거로 제출한 삼합변방검사참(출입국관리서)의 정황설명서에 대한 반박 내용을 담은 삼합변방검사참의 답변서 등이다.
이와 관련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지난 18일 검찰이 제출한 3건의 문서 중 사실조회서만 중국 선양(瀋陽) 주재 한국영사관에서 입수해 전달했을 뿐 나머지 2건의 문서는 외교부가 개입하지 않았다고 밝히면서 해당 기록의 취득경위에 대한 논란이 증폭됐다.
황교안 법무부 장관은 그러나 1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참석해 3건의 문서가 모두 정상적인 외교경로를 거쳤다고 설명했다.
황 장관은 "(유씨의) 출입경기록은 수사기관(국정원)을 통해 중국 당국으로부터 확보했다"면서 "진위를 명확히 하기 위해 외교부, 외교경로를 통해 중국으로부터 (출입경기록 발급) 사실조회서를 받았다"고 밝혔다.
황 장관은 "사실조회서에 출입경기록 자체가 첨부돼 있었기 때문에 그렇다면 (출입경기록도) 외교라인을 통했다고 봐야 하는 것 아니냐. 외교경로를 다 거쳤다"고 강조했다.
삼합변방검사참의 정황설명 답변서 역시 영사증명까지 받아 제출한 만큼 외교라인을 거치지 않았다는 지적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박했다.
황 장관은 "외교장관이 말한 것도 맞고 제가 설명드린 것도 맞는 내용"이라며 "서로 다른 부분이 없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 "위조됐다" 밝힌 이유는 = 검찰 주장대로 정상적인 외교경로를 따랐다면 왜 중국대사관측이 해당 문서에 대해 "위조됐다"고 부인했는지가 의문으로 남는다.
검찰은 중국 당국이 발급한 문서인지를 다양한 경로로 검증을 거친 만큼 위조라고 볼 근거가 없다는 입장이다.
검찰은 당초 유씨에 대한 내사 당시 국정원 첩보로 유씨의 출입경기록을 입수했다. 그러나 중국 관공서가 발급했는지를 확인할 수 없어 증거 능력을 인정받을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 법원에 증거로 제출하지 않았다.
이어 항소심 진행 과정에서 국정원이 또다시 유씨의 출입경 자료가 첨부된 영사인증서를 보내왔으나 역시 중국 관공서에서 발급됐는지가 확인되지 않아 배제했다.
국정원은 지난해 10월 다시 허룽시 공안국이 발급했다며 유씨의 출입경기록 2부를 담당 검사에게 전달했다.
한 부는 허룽시 공안국 관인이 찍힌 출입경기록이고 다른 한 부는 이 관인에 더해 허룽시 공증처 관인까지 찍혀 있는 것이었다.
이 문서들에 대해 실제 허룽시가 발급한 기록인지를 선양주재 한국영사관-허룽시 공안국의 순서로 확인한 만큼 중국 정부가 발급한 문서가 확실하다는 설명이다.
검찰 관계자는 "다양한 자료 중 가장 객관적이고 증거능력이 있다고 인정된 것을 법원에 제출했다"며 "해당 자료는 발급 기관이 명시됐고 문서 형태도 갖춰져 있으며 내용도 합리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검찰은 국정원이 유씨의 출입경기록을 확보한 과정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국정원이) 입수했을 때 과정을 (타 기관의 일인 만큼) 우리가 언급할 수 없지만 사후적으로 증거능력을 갖추기 위해 (검찰은) 노력했다"고 말했다.
당초 검찰은 선양 주재 한국영사관을 통해 허룽시의 상급관청인 길림성 공안청에 유씨의 출입경기록을 요청했다가 "발급 전례가 없다"는 이유로 거절당했다.
이에 따라 영사관에서 활동 중인 국정원 직원이 정식 루트가 아닌 정보당국 간 협조를 통해 해당 기록을 입수했을 가능성이 있다.
중국 측이 해당 문서에 대해 "위조됐다"고 밝힌 것도 정식 루트가 아닌 방식으로 자국 내 정보를 입수해간 데 대한 항의 또는 불만의 표시가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중국 측의 주장대로 해당 문서들이 모두 위조된 것으로 밝혀지고 그 과정에 선양주재 한국영사관 소속 직원이 개입된 정황이 드러나는 것이다.
결국 검찰 진상조사단은 해당 기록들이 중국 정부기관인 허룽시 공안국에서 발급한 것이 맞는지를 입증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검찰이 정식 수사도 아닌 상황에서 우리 관할이 아닌 중국 내에서 벌어진 이번 의혹의 실체에 얼마 만큼 다가갈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이미 주한 중국대사관을 통해 공식 입장을 밝힌 중국측이 다시 입장을 바꿔 우리측 조사에 적극적으로 임할 가능성은 낮기 때문이다.
검찰은 가능한 한 모든 외교적 노력을 동원해 의혹을 해소한다는 방침이다. 실제 대검은 이미 외교라인을 가동해 중국측의 협조를 구한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진상조사팀장에 검찰 내 대표적인 중국통인 노정환(47) 서울중앙지검 외사부장을 임명한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검찰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국정원, 외교부, 선양영사관 등의 해외 업무와 관련된 사안인데다 진상규명을 위해서는 중국 당국과의 긴밀한 업무 협조가 필요하다고 판단돼 중국 사정에 밝고 수사능력이 우수한 노정환 외사부장을 팀장으로 임명했다"고 설명했다.
만약 검찰이 진상조사팀을 꾸렸음에도 해당 기록들이 중국 정부가 발급한 문서인지를 입증하지 못한다면 결국 무리한 기소에 이어 증거마저 조작했다는 오명을 벗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