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24일 개막하는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인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 2014'(MWC 2014)에 그 어느 때보다 업계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올해 행사에는 국내외 휴대전화 제조사와 이동통신사들이 조만간 대중에 선보일 신기술을 대거 공개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5' 및 '갤럭시기어2'의 후속작을, LG전자는 'G2미니' 등을 처음으로 선보인다. 특히 갤럭시S5는 최근 실적 성장 면에서 조정국면인 삼성전자의 방향성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이목이 쏠린다.

최근 이동통신 속도경쟁이 불을 뿜는 가운데 이통사들의 '6배 빠른' LTE 등 신기술도 주목거리다.



◇ 삼성, MWC에서 신형 휴대전화 공개…관심 집중

스마트폰 분야에서는 삼성전자가 내놓을 갤럭시S5가 단연 화제다. 삼성전자가 독자 행사가 아닌 MWC 기간에 최고급 제품을 선보인 것도 수년만의 일이다. 시장의 관심은 쏟아지는 예측 기사에서도 엿볼 수 있다.

벌써 이 제품이 지문인식이나 홍채인식과 같은 생체인식 기능을 이용한 보안 기능을 갖췄을 것이라는 예상에다 제품 출고가를 가늠하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LG전자도 국내에서 이미 공개한 G프로2·G플렉스 등 최고급 제품과 함께 G2미니와 L시리즈 등 보급형 제품을 선보인다. LG전자가 고급형이 아닌 보급형 제품을 내놓는 것은 스마트폰의 보급률이 높아지면서 세계 시장의 무게가 최고급 제품에서 보급형 제품으로 옮겨가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최근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보이는 중국업체들의 제품도 눈길을 붙잡는다. 지난해 MWC에서 삼성전자 부스 바로 맞은 편에 자리 잡았던 화웨이와 레노버 등 중국 업체들이 신제품을 발표하고 삼성에 도전장을 내민다. 재기를 노리는 소니도 지난해 호평받은 엑스페리아Z의 후속작 태블릿PC인 엑스페리아Z2를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스마트워치를 필두로 다양한 웨어러블 디바이스의 출시도 예상된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80만대 이상 판매하며 시장을 장악한 스마트워치 갤럭시기어의 후속작을 출시한다. 갤럭시기어2의 후속작은 안드로이드 대신 타이젠으로 운용체제(OS)를 바꾼 것으로 관측된다. 타이젠은 삼성전자와 인텔이 주도해 만든 타이젠연합이 개발한 HTML 기반 오픈소스 OS다.

소니는 스마트워치2를, 대만의 HTC는 첫 스마트워치를 내놓는다.

웨어러블 디바이스도 스마트워치를 넘어 다변화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달 미국에서 열린 소비자가전쇼(CES)에서 공개한 첫 웨어러블 디바이스인 '라이프밴드 터치'를 다시 한번 내놓고, 소니도 CES에서 공개한 '스마트아이글라스'를 유럽시장에도 선보인다.



◇ 6배 빠른 LTE…국내 이통사, 너도나도 신기술 시연

국내 이동통신사들이 선보이는 신기술도 주목거리다. 우리나라는 세계 최초로 롱텀에볼루션 어드밴스드(LTE-A)를 도입해 전 세계 이통사들이 관심을 두고 보는 시장이다. 이통 3사는 최근 국내에서 전개하던 속도 경쟁을 해외 무대로 옮겨 최고 6배까지 빠른 LTE를 시연한다.

우선 전시관 내 단독부스를 운영하는 SK텔레콤이 주목된다. SK텔레콤은 전시관에서 최고속도가 450Mbps(초당메가비트)에 달하는 차세대 네트워크 기술을 선보일 예정이다.

3개 광대역 밴드를 묶어 '3밴드 LTE-A'라는 이름이 붙은 이 기술은 기존 LTE(최고속도 75Mbps) 대비 6배, LTE-A 대비 3배 속도를 자랑한다. 지난해 MWC에서 스마트폰 기반 150Mbps LTE-A를 선보인 지 1년 만의 성과다. 새로운 기술이 상용화되면 800MB(메가바이트) 용량 영화 한 편을 15초면 내려받을 수 있다.

SK텔레콤은 지하상가나 백화점 등 실내 통신 음영지역을 보완하기 위한 초소형 기지국 장비 펨토셀에서 서로 다른 주파수 대역을 연결 대역처럼 묶어 활용하는 주파수 묶음기술(CA)도 선보인다.

펨토셀을 통해 LTE-A 서비스를 지원하는 것으로, 서로 떨어진 10㎒폭의 2개 주파수 대역을 펨토셀로 연결해 최대 150Mbps의 속도를 구현한다. 초소형기지국인 펨토셀에 CA 기술이 도입되면 이용자들의 체감 속도가 더욱 빨라진다.

LG유플러스 역시 3개의 LTE 대역을 하나로 묶어 4배 빠른 속도를 구현하는 3밴드 주파수 묶음기술(3-band CA) 기술을 시연한다.

KT는 이동통신과 무선랜을 묶어 최대 600Mbps의 속도의 '광대역 LTE-A 헷넷(Het Net)' 기술을 소개한다. 이동통신 네트워크를 주력으로 하고 여기에 와이파이, 블루투스 등의 근거리 무선통신을 추가해 데이터 송수신을 하는 이종망 결합기술이다. 이 서비스는 올해 말 상용화될 전망이다.

KT는 건물 내 설치된 구리선을 교체하지 않고도 인터넷 속도를 3배가량 높이는 솔루션도 공개한다. 이미 국내 일부 단지에 시범 도입됐으며 유적 등으로 기존 구리선 교체 작업이 어려운 유럽지역에 수출을 추진할 계획이다.



◇ 국내외 주요 인사도 대거 참여…연설 내용 주목

IT 업계의 주요 인사도 MWC로 몰려든다. 국내에서는 신종균 삼성전자 정보기술모바일(IM) 부문 사장, 박종석 LG전자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사업 본부장, 하성민 SK텔레콤 사장,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 등이 참석한다. 이석우 카카오 대표와 서진우 SK플래닛 대표는 기조 연설자로 나선다.

이 가운데 한때 이통사와 대립각을 세운 카카오의 이석우 대표가 이통사의 초청으로 기조연설을 하게 됨에 따라 인터넷 사업자가 이통업계에 던지는 메시지도 관심을 끈다.

해외 유명 인사로는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가 창사 10년 만에 처음으로 MWC에 참가해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페이스북에 인수된 미국 모바일 메신저 왓츠앱의 잰 코움 CEO, 온라인 가상화폐 비트코인으로 화제가 된 존 마토니스 비트코인재단 대표 등도 참가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참석할지도 관심사다. 현재까지 이 부회장의 참석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세계 모바일 트렌드를 살펴보고 주요 인사를 만나려고 방문할 것이란 관측이 강하게 나온다. /바르셀로나=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