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가족 2차 상봉단 357명은 이날 오후 면회소에서 북쪽의 상봉 대상자 88명과 단체상봉을 가졌다. 이날 행사에서 남쪽에 두고 온 딸 봉자(61)씨와 북쪽의 아버지 남궁렬(87)씨는 60년만에 해후했다.
부녀가 헤어졌을 때 봉자씨는 한 살이었다. 그래서 봉자씨는 아버지 얼굴조차 기억이 없었다. 아버지도 딸의 얼굴을 알아볼 수 없었다.
봉자씨가 아버지에게 "저 알아보시겠어요?"라고 묻자 그는 "못 알아보겠다"라고 답했다. 그는 "너희 엄마는?"이라며 딸과 함께 남쪽에 남겨둔 아내의 안부를 물었다. 5년 전 숨졌다는 말에 그저 고개만 끄덕였다.
전쟁통에 소식이 끊겨 죽은 줄 알았던 형제·자매들의 감격스런 만남도 이어졌다. 남측 최고령자 이오순(94·남한에 내려오기 전 이름은 조오순) 할머니는 상봉장으로 들어오는 북측 동생 조원제(83)할아버지를 한눈에 알아봤다.
이 할머니는 어릴 적 아버지가 호적 등록을 해주지 않아 결혼할 때 다른 사람의 호적에 이름을 올리면서 성이 이씨가 됐다.
이 할머니는 동생의 손을 부여잡고 "고맙다. 고맙다"라고 말하며 오열했다. 동생도 끝없이 '누님'을 부르며 울었다. 또다른 북측 최고령자인 박종성(88) 할아버지도 여동생 3명과 재회했다.
한편 상봉 2일차인 24일에는 금강산호텔에서 개별상봉과 공동중식 및 이산가족면회소에서 단체상봉이 이어지며 마지막 날인 25일 오전 9시 금강산호텔에서 작별상봉을 갖게 된다.
/정의종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