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산가족 상봉행사 2차 첫날인 23일 오후 금강산면회소에서 열린 단체상봉에서 남측의 조도순(가운데)씨와 조오순(오른쪽)씨가 북측가족 조원제(83)씨와 만나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남북 이산가족 1차 상봉이 기약없는 이별로 눈물끝에 마무리된 가운데, 23일 이번 행사의 반환점이 되는 2차 상봉이 시작됐다.

이산가족 2차 상봉단 357명은 이날 오후 면회소에서 북쪽의 상봉 대상자 88명과 단체상봉을 가졌다. 이날 행사에서 남쪽에 두고 온 딸 봉자(61)씨와 북쪽의 아버지 남궁렬(87)씨는 60년만에 해후했다.

부녀가 헤어졌을 때 봉자씨는 한 살이었다. 그래서 봉자씨는 아버지 얼굴조차 기억이 없었다. 아버지도 딸의 얼굴을 알아볼 수 없었다.

봉자씨가 아버지에게 "저 알아보시겠어요?"라고 묻자 그는 "못 알아보겠다"라고 답했다. 그는 "너희 엄마는?"이라며 딸과 함께 남쪽에 남겨둔 아내의 안부를 물었다. 5년 전 숨졌다는 말에 그저 고개만 끄덕였다.

전쟁통에 소식이 끊겨 죽은 줄 알았던 형제·자매들의 감격스런 만남도 이어졌다. 남측 최고령자 이오순(94·남한에 내려오기 전 이름은 조오순) 할머니는 상봉장으로 들어오는 북측 동생 조원제(83)할아버지를 한눈에 알아봤다.

이 할머니는 어릴 적 아버지가 호적 등록을 해주지 않아 결혼할 때 다른 사람의 호적에 이름을 올리면서 성이 이씨가 됐다.

이 할머니는 동생의 손을 부여잡고 "고맙다. 고맙다"라고 말하며 오열했다. 동생도 끝없이 '누님'을 부르며 울었다. 또다른 북측 최고령자인 박종성(88) 할아버지도 여동생 3명과 재회했다.

한편 상봉 2일차인 24일에는 금강산호텔에서 개별상봉과 공동중식 및 이산가족면회소에서 단체상봉이 이어지며 마지막 날인 25일 오전 9시 금강산호텔에서 작별상봉을 갖게 된다.

/정의종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