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는 이날 북한이 오후 5시42분부터 강원도 안변군 깃대령 일대에서 북동방향 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4발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군 당국은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가 지난 24일부터 시작된 한미 연합훈련인 키 리졸브(KR) 및 독수리(FE) 훈련에 대응한 무력시위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군의 한 소식통은 "한미 연합훈련인 키 리졸브 연습에 맞춰 북한이 개량형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시험 발사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지난 20일부터 25일까지 진행된 이산가족 상봉 행사 이후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이 남측을 압박해 주도권을 쥐기 위한 군사적 긴장을 조성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현재 남북관계 개선 추세를 고려할 때 노골적으로 도발 의도를 표출했다기보다는 적당한 군사적 긴장을 조성해 앞으로 남북 협상의 지렛대로 이용하려는 의도가 더 큰 것으로 관측된다.
한반도 방어를 위한 지휘소훈련(CPX)인 키 리졸브 훈련 첫날인 지난 24일 밤부터 25일 새벽까지 경비정 1척을 서해 북방한계선(NLL) 이남으로 3차례 이동시킨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당시 북한군 경비정은 '강력한 조치'를 경고하는 우리 군의 통신을 듣고도 '지그재그식'으로 서서히 퇴각했다.
그러나 이번 북한 미사일 발사체의 사거리가 200㎞ 이상으로 과거 북한이 발사한 단거리 발사체와는 성격이 다르다는 점은 주목되는 부분이다.
북한은 지난해 KN-02 개량형이나 300㎜ 이상 신형 방사포를 시험 발사한 적이 있지만 대체로 사거리가 150㎞를 넘지 못했다. 군 당국은 이날 발사된 북한 미사일의 사거리를 감안할 때 이번 발사체를 스커드 계열의 탄도미사일로 추정하고 있다.
만약 군의 이런 추정이 추가 분석을 통해 사실로 드러날 경우 북한은 2009년 7월 4일 이후 5년여 만에 스커드 계열의 미사일을 발사한 것이 된다.
군의 한 관계자는 "북한이 최근에 쏜 단거리 발사체와는 사거리와 궤적이 다르다"며 "어떤 발사체인지를 놓고 분석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