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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재건축 초과이익환수 폐지 등 재건축 규제 완화로 강남 재건축에서 시작된 집값 상승세가 일반 아파트와 비강남 지역까지 빠르게 확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이날 송파구 잠실 5단지 모습. /연합뉴스 |
한동안 고전하던 서울 강남의 재건축아파트가 최근 가격이 무섭게 치솟고 있으나 막상 거래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어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
2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서초구, 송파구 등 강남권 주요 재건축단지는 올들어 가격 상승폭을 확대하며 지난 연말에 비해 보통 수천만원에서 1억원 이상씩 집값이 뛰었다.
부동산114(www.r114.com) 통계에 의하면 지난 2월 넷째주 서울 재건축 아파트 가격은 주간 0.69%의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특히 강남구(1.63%)와 송파구(1.02%)는 주간 1% 이상 오르는 초강세를 보이는 등 최근 강남권 재건축아파트의 기세는 무서울 정도.
정부가 연내 재건축 초과이익환수를 폐지하는 등 재건축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밝히면서 강남권 재건축 단지에 대한 기대감이 부쩍 커지자 집주인들은 호가를 올리고 매물을 속속 거둬들이고 있다.
하지만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감 때문인지 재건축 단지의 실제 거래는 거의 끊긴 것으로 전해져 재건축 아파트가 언제까지 상승세를 지속할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모아진다.
◇ 중개업자들 "추격매수 이뤄지지 않아…거래 소강 상태"
일선 부동산 중개업자들은 재건축 단지의 호가가 오른 것은 맞지만 최근 들어 거래 성사로 이어지는 사례는 극히 드물다고 입을 모았다.
서초구 반포동 일대의 재건축아파트 매매를 주로 중개하는 반포부동산 관계자는 "매도 희망자들은 시장 분위기가 좋다고 하니 매물을 거둬들이고 시장을 관망하고 있는 반면 매수 희망자는 단기간 급등한 가격에 추격 매수를 부담스러워해 거래가 뜸하다"며 "이따금 거래가 이뤄지는 물건은 시세보다 단 5%라도 싼 것들"이라고 전했다.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인근에서 영업하는 김찬경 잠실일번지공인 대표 역시 "재건축 아파트는 시세보다 낮은 물건만 어쩌다 1∼2개 거래될 뿐 잠잠하다"며 "호가가 너무 많이 올라 거래가 거의 중단되다시피 한 셈"이라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는 대표적 재건축 단지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도 마찬가지다. 은마아파트 근처의 에덴공인 윤고용 대표는 "은마아파트는 작년 말에 비해 가격이 5천만원 이상 뛴 상황"이라며 "집주인들은 시장 분위기에 편승해 호가를 높이고 있으나 매수 희망자들은 가격 부담 때문에 쉽사리 매매에 나서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 전문가 "단기급등 따른 '뜸들이기'…열기 쉽사리 꺾이진 않을 것"
부동산 전문가들은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의 최근 거래 부진은 단기 급등에 따른 매수자들의 '뜸들이기' 국면으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추격 매수가 붙지 않아 가격이 더 이상 크게 오르지 않을 수는 있으나 지금까지의 강한 기세로 볼 때 열기가 쉽사리 식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서울시 전체의 거래량을 살펴봐도 강남3개구가 여타 지역보다 많다. 이는 재건축이 그래도 거래가 되고 있다는 의미"라며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감으로 심리적인 가격 저항선이 생기며 가다 서다를 반복할 수는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함 센터장은 그러나 "재건축 열기가 연초부터 워낙 강하게 붙은데다 정부가 재건축 초과이익환수 폐지를 천명하는 등 재건축을 둘러싼 환경도 좋아지고 있어 최소한 상반기까지는 좋은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단기간 호가가 너무 많이 올라 매수자들이 '뜸들이기'에 들어가며 (재건축 시장이) 약간 주춤하는 모양새"라며 "추가 상승보다는 당분간 강보합세를 예상한다"고 말했다.
박 위원은 이어 "여러가지 이유로 지금의 재건축 열기는 일시적인 현상은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며 "가격이 쉽사리 빠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정부의 전월세 선진화대책에 따라 월세 소득 노출을 꺼리는 집주인들로 임대시장이 위축되는 대신 재건축 단지가 반사이익을 볼 가능성이 있고, 재건축 초과이익환수 폐지 등의 호재도 살아있는 만큼 당분간 부동산시장에서 재건축 아파트에 대한 관심은 클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