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를 가진 자녀들을 키우며 생활고와 우울증에 시달리던 일가족이 잇따라 목숨을 끊었다.
3일 오전 8시38분께 광주시 초월읍 산이리의 한 주택에서 아버지 이모(44)씨가 딸(13·지체장애 2급), 아들(4)과 함께 숨져 있는 것을 부인 이모(37)씨가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이씨 등은 작은방에 함께 누운 채 숨져 있었으며, 불에 탄 번개탄 5개와 소주 2병도 함께 발견됐다. 문 안쪽에는 테이프로 문틈을 막은 흔적이 있었고, 유서는 나오지 않았다.
일용직 일을 해왔던 이씨는 전 아내와 사별 후 이씨와 재혼했지만, 지난해 9월부터 별거상태로 지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부인 이씨는 숨진 네살배기 친아들을 보러 집에 들렀다 숨진 이씨 등을 발견했다.
경찰 관계자는 "숨진 이씨는 딸의 지체장애로 가정불화를 겪었던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씨가 근처 마트에서 번개탄을 구입한 점 등으로 미뤄 자살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정확한 사건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앞서 지난 2일 오전 7시45분께에는 동두천시 상패동의 한 아파트에서 윤모(37·여)씨가 아들(4)과 함께 15층에서 뛰어내려 숨졌다.
윤씨의 옷속에서 발견된 세금고지서에는 '미안하다'는 글자가 쓰여 있었다.
인근 원룸에 살던 윤씨는 사건 전날 오후 6시께 포천 시댁에 맡겨 놓은 아들을 데리고 집을 나서 이 아파트로 향한 것으로 확인됐다.
윤씨는 재혼 뒤 낳은 아들이 말을 못하는 데다 기저귀를 착용하는 등 성장이 더뎌 고민하다 우울증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윤씨는 새로운 남편이 데려온 딸(15)을 데리고 살면서 세금을 제때 내지 못할 정도로 극심한 생활고를 겪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유족들을 상대로 정확한 사망 원인을 조사 중이다.
동두천·광주/오연근·이윤희기자
자식들이 무슨 죄… 생활고·우울증 시달리던 일가족 잇단 자살
입력 2014-03-04 00:49
지면 아이콘
지면
ⓘ
2014-03-04 23면
-
글자크기 설정
글자크기 설정 시 다른 기사의 본문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가
- 가
- 가
- 가
- 가
관련기사
-
[긴급진단]광주 장애아 가족 동반자살
2014-03-07
-
투표진행중 2024-11-18 종료
경기도는 김동연 경기도지사의 역점사업이자 도민들의 관심이 집중돼 온 경기국제공항 건설 후보지를 '화성시·평택시·이천시'로 발표했습니다. 어디에 건설되길 바라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