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의료원 포천병원 유일
그나마 '담당의사 한명'
애만 낳고 원정 산후조리


경기도가 '아이낳기 좋은 세상'을 표방하고 있지만, 정작 경기도내 산모들은 민간병원에서는 물론(경인일보 2013년 11월 4일자 1·3면 보도) 공공병원에서도 분만 서비스를 외면받고 있다.

저출산으로 분만수요가 저조하자 공공병원에서도 적자를 염려해 손을 놓은 것인데, 이 같은 현실이 도를 '출산율 최저 지역'으로 만드는 데 한몫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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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도 등에 따르면 수원·의정부·파주·이천·안성·포천병원 등 경기도의료원 산하 6개 병원 가운데 분만을 할 수 있는 곳은 포천병원뿐이다.

단순 진료 때보다 분만이 더 많은 인력과 시설을 필요로 하지만, 도 재정여건상 추가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나마 분만이 가능한 포천병원도 4년 전 의사수를 줄여 지금은 연 450건에 달하는 분만을 의사 1명이 도맡고 있다.

더구나 병원내에 산후조리 시설이 없어 이곳에서 아이를 낳은 산모들은 인근의 다른 병원으로 '원정' 산후조리를 나서야 하는 실정이다.

도 관계자는 "도의료원의 1년 적자가 50억원 이상인 가운데 시설 설치와 인력 운용에만 최소 30억원은 들어가는 분만을 각 산하병원에서 실시하기는 역부족"이라며 "정부에서 공공기관에 수익성과 공공성 모두를 강조하니, 공공의료기관에서도 국가 등의 충분한 지원 없이 어느 범위까지 의료행위를 해야 하는지 의문"이라고 토로했다.

이처럼 공공병원에서도 아이를 낳기 힘든 경기도의 현실이 전국 최저 수준의 출산율로 고스란히 나타났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012년 1.35명이었던 도의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낳을 수 있는 평균 자녀수)은 지난해 1.23명(잠정)으로 추락했다. 전국 17개 광역단체 중 12번째다.

출생아수도 전국적으로 2012년 대비 9.9%가 줄었지만, 경기도에서는 10.1%가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도의 주민등록인구는 1천224만5천960명으로 광역단체 중 인구수가 전국 최다였다. 출산 없이 인구만 늘어나는 기형적인 형태가 되고 있다는 얘기다.

도가족여성연구원 관계자는 "인구 최다 광역단체인 경기도가 아이러니하게도 저출산 문제로 홍역을 치르고 있는데, 사회적 문제로만 치부할 게 아니라 분만 인프라 등 다양한 측면에서 원인을 짚어봐야 할 때"라고 말했다.

/김태성·강기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