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입도로·주차장 균열
지하터널공사 원인 분석
공단측 땜질처방 안전우려
수인선 6공구 인천 중구지역 공사현장 주변 건물, 도로 등에서 심각한 수준의 지반 침하나 균열이 발생하고 있다. 많은 관광객이 찾는 호텔, 기업체, 심지어 경찰서에서도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4일 오전 11시께 인천시 중구 하버파크 호텔. 수인선 6공구 공사현장과 불과 500m도 떨어지지 않은 이곳 로비 입구에는 지반 침하가 일어나고 있다.
육안으로도 쉽게 호텔 출구 도로 주변이 내려앉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지반 침하에 따라 입구에 있는 분수대 대리석은 서로 어긋난 상태로 흉물스럽게 방치돼 있다.
수인선 지하터널 공사가 이곳 지반 침하의 원인이라는 것이 호텔측의 설명이다. 한국철도시설공단에 따르면 수인선 5·6공구(송도역~인천역 구간)에서는 발파, 굴착 등의 방식으로 정거장·터널 공사 등이 이뤄지고 있고, 현재 공정률은 약 61%다.
이 호텔 진입도로와 주차장 바닥에는 균열이 발생한 아스팔트의 틈을 임시로 메우는 데 사용하는 검은색 '유제'가 발라져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이곳 현장관리인 등에 따르면 성인 손가락 굵기 정도의 균열이 일어난 곳도 있었다고 한다.
호텔 관계자는 "수인선 공사가 시작된 2011년 하반기부터 조금씩 균열이 가더니 (지반이)아예 내려앉았다"며 "2012년 한국철도시설공단에서 바닥 포장을 들어내고 복구공사를 했지만 다시 침하가 일어났다"고 말했다.
호텔 옆에 위치한 인천중부경찰서도 사정은 마찬가지. 호텔과 마찬가지로 균열이 일어난 곳마다 임시방편으로 검은색 유제를 발라놔 주차장 곳곳이 덕지덕지 검은 때가 묻은 듯한 모습이다. '2차' 균열로 인해 유제가 다시 갈라진 곳도 있었다.
중부서 관계자는 "경찰서 입구 인도에는 침하가 일어나 한쪽이 주저앉았다"고 말했다.
이 일대 기업체도 피해를 입고 있다. 중부경찰서 옆에 위치한 대한통운 인천지사 등의 주차장에도 균열이 일어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한국철도시설공단은 이 같은 지반 침하, 균열의 원인이 수인선 공사라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유제로 '땜질'을 하는 것 외에 제대로 된 복구공사는 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각 시설 안전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공단 관계자는 "동절기에 땅이 얼었다 녹으면서 지반이 불안한 상태라 동절기가 끝난 뒤 재포장할 계획"이라며 "호텔 지반 침하의 경우는 호텔이 새로 지은 것이라 자연 침하도 있을 것으로 보고 보수비용을 누가 얼마나 댈지를 협의 중이다"고 말했다.
/홍현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