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서울 도심에서 성평등과 여성 노동권 실현을 촉구하는 집회들이 동시에 열렸다.

한국여성단체연합과 전국 291개 시민사회단체 회원 1천여명은 이날 오후 2시 서울 청계광장에서 제30회 한국여성대회를 열고 "민주주의 회복과 평등세상, 소통사회를 위해 뛰어올라 희망을 찾자"고 강조했다.

이들은 결의문에서 "지난 1년 한 사회의 구성원으로 여성들의 삶도 힘들었다"며 "최근 들려온 세 모녀 자살이라는 비극적인 소식은 조금 더 따뜻한 마음으로 주변의 안녕을 살펴보라고 말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은 "아직 남아있는 3월의 한기를 녹일 수 있는 것은 이 자리에 있는 여성 리더들"이라며 "여성들이 경력 단절 없이 경제·사회·정치적으로 제 위치를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서 경남 밀양 송전탑 건설 반대 투쟁을 해온 할머니들은 올해의 여성 운동상을 받았다.

또 성평등 디딤돌에 권은희 전 수서경찰서 수사과장, 부부강간죄를 최초로 인정한 대법원 판례 등이 선정됐으며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과 이진한 전 서울지검 검사 등은 성평등 걸림돌로 뽑혔다.

이날 행사장에서는 '안녕 보라 점프 퍼레이드', '점핑 스토리' 등 성평등을 상징하는 다양한 퍼포먼스와 캠페인, 전시회도 진행됐다.

이들은 집회를 마치고 서울광장을 돌아 다시 청계광장까지 행진을 벌였다.

같은 시간 민주노총 조합원 700여명은 보신각에서 박근혜 정부의 여성 일자리 정책을 규탄하는 여성 노동자 대회를 열었다.

이들은 "여성이 73% 이상을 차지하는 시간제 일자리의 월평균 임금은 65만원밖에 안 되고 시간제 노동자의 37%가량은 최저임금도 못 받고 있다"며 "안정된 여성 정규직 일자리를 늘리고 보육의 국가 책임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전국여성연대 회원 100여명도 같은 시간 서울역 광장에서 집회를 열고 시간제 일자리 반대,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 등을 촉구했다.

이날 오후 서울광장 주변에는 집회를 마친 참가자들의 행진이 이어지면서 일대에서 극심한 차량 정체가 빚어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