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밤 전국 곳곳에서 운석이 떨어지는 장면이 포착된 영상이 인터넷을 달군 가운데 경남 진주의 한 비닐하우스에 축구공보다 큰 암석이 떨어져 운석인지 여부가 관심을 끌었다.
그러나 한국천문연구원은 이 암석이 운석이 아니라는 견해를 밝혔다.
그렇다면 땅 속에 푹 박혀 꿈적도 않는 암석이 어떤 경위로 비닐하우스로 날아들었는지가 미스터리로 떠올랐다.
10일 오전 7시30분께 진주시 대곡면 단목리 강원기(57)씨의 파프리카 재배 비닐하우스에서 운석으로 추정되는 암석이 떨어져 있는 것을 강씨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강씨는 "전날 오후 6시에 비닐하우스 작업을 마감하고 이날 오전에 환기를 시키려고 나왔더니 시커먼 암석 같은 물체가 떨어져 있었다"고 말했다.
강씨의 비닐하우스 흙 고랑 사이에 떨어진 암석은 세로로 비스듬히 박힌 상태로발견됐다. 시커먼 색깔을 띤 이 물체는 흙 위로 노출된 부분이 폭 20㎝, 길이 30㎝ 정도로추정됐다.
아직 흙 고랑에 파묻혀 꼼짝도 하지 않는 상태여서 정확한 크기와 무게는 알 수 없는 상태다.
강씨는 이 암석이 비닐하우스 천장을 뚫고 농작물을 지지하는 파이프를 휘게 하고 나서 땅으로 처박힌 것으로 보고 있다.
비닐하우스 천장에도 폭 20~30㎝의 구멍이 난 상태로 비닐이 찢어져 있었고 파이프 지지대는 아래쪽으로 휘어져 있었다.
강씨의 신고를 출동한 사천지역 군부대 폭발물처리반은 현장을 감식한 결과 폭발물은 아니라고 밝혔다.
강씨는 "군부대에서 1차 감식한 결과 폭발물은 아닌 것으로 확인했고 어제 저녁전국에서 관측된 유성의 잔해인 것으로 추정했다"고 전했다.
강씨는 한국천문연구원에 이 암석을 정확하게 규명해 달라고 의뢰했다. 하지만 한국천문연구원은 이 암석이 운석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는 견해를 밝혔다.
한국천문연구원 이서구 홍보팀장은 "운석은 총알보다 10배 이상 빠른 초속 10~100㎞의 속도로 떨어진다"며 "비닐하우스에서 발견된 크기의 운석이 떨어진다면 최소지름 10m 이상의 구덩이와 구덩이 주변이 불에 타는 등의 현상이 나타나야 한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운석은 대기권을 통과하면서 타버리기 때문에 지구 표면에 도달하기어렵고 도달하더라도 운석 크기는 수 센티미터 이내인 경우가 많다"며 "전반적인 정황으로 볼 때 진주 비닐하우스 암석은 운석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반면 극지연구소에서 운석을 연구하는 이종익 박사는 "현재 정황만으로 운석인지 아닌지 단정하기가 어렵다"며 "화산이 주변에 있는 것도 아닌 상황에서 이처럼 암석이 날아든 경위도 설명하기 어려운 만큼 정확한 조사가 필요하다"는 견해를 표명했다.
실제로 암석이 발견된 비닐하우스 주변에는 화산은 물론, 발파가 이뤄지거나 돌이 날아들만한 공사현장이 없다.
비닐하우스에 깊게 박힌 암석 상태로 미뤄 인위적인 힘으로 이런 현상이 생겼다고 보기도 어려운 상태다.
이 때문에 발견된 암석이 운석이 아니라면 어떻게 비닐하우스로 날아들었는지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한편 지난 9일 밤 다수의 누리꾼이 '수원에 운석이 떨어졌다'며 수도권 각지에서 촬영된 자동차 블랙박스 영상을 온라인 동영상 공유사이트(유튜브) 등에 공개하면서 소동이 빚어졌다.
한 누리꾼은 '금일 수원에서 떨어진 운석'이라면서 자신의 자동차 블랙박스 영상을 유튜브에 공개했다.
10여초 정도 분량의 이 영상에는 주행방향에서 보았을 때 우측 하늘에서 초록색을 띤 동그란 모형이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떨어지다가 사라지는 장면이 담겨 있다.
또 다른 누리꾼은 같은 사이트에 '당진영덕고속도로에서 운석 포착영상'이라며비슷한 장면이 촬영된 영상을 게재했다.
이밖에 '강원도 횡성 휴게소 주변', '사당에서 인덕원쪽으로 넘어가는 길', '용서고속도로(용인-서울 고속도로)에서 찍힌 운석'이라며 수도원 일대에서 촬영된 영상이 잇달아 공개되자 누리꾼들은 '신기하다'며 인터넷 게시판과 SNS 등을 달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