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분당서울대병원 피부과 허창훈 교수가 진료를 하고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제공
자고나서나 머리감거나
100개 이상 빠지면 심각
5년간 치료환자 17% ↑

외모만의 문제는 아냐
男 심혈관 등 성인병 위험
女 여드름·불임과 연관

두피에 자극없는 샴푸법
모발 성장돕는 마사지 중요


중년 남성들이 겪는 스트레스 중의 하나는 탈모에 관한 것이다. 평소 외모를 가꾸는 데 관심이 없어도 머리카락이 빠진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청춘이 끝나버린 것 같은' 스트레스를 받는다.

하지만 탈모는 외모의 문제뿐 아니다. 젊어서 머리가 빠지는 남자는 나이가 들어서 심혈관질환 등의 성인병에 걸릴 확률이 높고 여자의 경우에는 여드름이나 불임 등과 연관이 있다.

또한 갑상선질환이나 각종 자가면역질환, 감염성 질환 등도 탈모와 깊은 관계가 있어서 실제로 병이 있는 줄 모르다가 탈모를 치료하려고 병원에 와서 병을 발견하는 환자도 많다.

분당서울대병원 피부과 허창훈 교수가 말하는 탈모 증세와 모발 관리에 대해 알아보기로 하자.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07~2011년 5년간 탈모 치료를 받은 환자 수가 약 17% 늘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국내 탈모인구 비율을 전 국민의 14%(약 700만명)로 보고 있다. 여기에 잠재인(300만명)을 합치면 우리 국민 다섯 명 가운데 한 명꼴로 탈모 증세를 보인다.

특히 최근에는 젊은 탈모 환자가 눈에 띄게 늘었다. 남성 탈모환자 가운데 55.3%는 20~30대 젊은층이다. 또 여성 탈모는 10년 전에 비해서 2배나 증가해 2009년 기준, 전체 탈모 진료환자의 48.4%가 여성이다.

우리나라 사람의 경우 5만~7만개 정도의 머리카락이 있으며 하루에 약 50~70개까지 머리카락이 빠지는 것은 정상적인 현상이다.

하지만 자고 나서나 머리를 감을 때 빠지는 머리카락의 수가 100개가 넘으면 병적인 원인에 의한 것일 가능성이 높다.

탈모는 임상적으로 흉터가 형성되는 것과 형성되지 않는 두 종류로 나눌 수 있으며 흉터가 형성되는 탈모는 모낭이 파괴돼 모발 재생이 되지 않는 반면, 흉터가 형성되지 않는 탈모는 증상 부위가 사라진 후에 모발이 재생된다.
▲ /아이클릭아트
남성형 탈모는 대머리의 가족력이 있는 사람에서 20대나 30대부터 모발이 점차 가늘어지며 탈모가 진행된다.

이마와 머리털의 경계선이 뒤로 밀리면서 양측 측두부로 M자 모양으로 이마가 넓어지며 머리 정수리 부위에도 탈모가 서서히 진행된다.

여성형 탈모는 이마 위의 모발선이 유지되면서 머리 중심부의 모발이 가늘어지고 머리 숱이 적어지는 특징을 가진다. 탈모의 정도가 약해 이마가 벗겨지고 완전한 대머리가 되는 경우는 드물다.

여성형 탈모의 20% 정도는 많은 모발이 동시에 휴지기에 들어가는 휴지기 탈모로 출산이나 갑상선 질환, 철분 결핍, 스트레스, 단백질·영양소 부족 등으로 인해 탈모가 오는 경우가 있다.

이 같은 원인으로 탈모가 시작돼 수개월 후에 정상으로 회복되나 모발의 밀도 회복은 6~12개월 정도 소요된다.

하지만 만성이 되면 머리가 나오지 않을 수도 있다. 원형 탈모반은 치료가 잘 되지만 재발하는 경우도 있고 온머리 탈모증(전두탈모증)이나 전신 탈모증의 경우에는 치료가 쉽지 않다.

탈모의 치료를 위해서 미녹시딜과 알파트리올 등의 바르는 약, 피나스테라이드, 두타스테라이드 등의 먹는 약, 모발 이식술(절개법, 비절개법, 로봇) 등이 이용되고 있다. 그외 주사치료, PRP, 레이저 등을 이용하기도 한다.

■ 모발 관리 팁

-머리 감는 법

1.비누가 아닌 샴푸를 사용해서 머리를 감는다. 샴푸는 각자의 모발상태에 맞는 제품을 사용한다. 일반적으로 직모의 경우는 지성용, 곱슬머리는 건성용을 사용하면 된다.

2.샴푸는 손으로 거품을 낸 후 머리에 바른다.

3.머리에 바를 때에는 두피부터 시작해서 머리카락의 방향으로 샴푸한다. 지문이 있는 부위로 샴푸하고 모발을 너무 세게 문지르지 않는다.

4.헹구어 낼 경우에는 가능한 한 낮은 온도의 물로 흐르는 샤워로 헹구어 낸다. 샴푸를 완전히 씻어냈다는 느낌이 들고 난 후 약 30초 정도 더 헹구어 낸다.

5.린스와 컨디셔너는 두피에 하지 말자. 린스나 컨디셔너는 모발에 영양을 공급하고 코팅하는 작용을 하므로 두피에는 오히려 해로울 수 있다. 모발에만 하는 것이 좋고 특히 머리카락 끝부분에 집중적으로 한다.

6.깨끗하고 마른 수건으로 두드리듯이 말린다. 비비거나 털어내면 모발이 쉽게 손상되므로 두드리듯 말리자. 드라이기를 쓸 때는 가능한 한 찬바람으로, 30㎝ 이상 띄어서 사용하고, 완전히 마르기 전에 드라이를 끈다.

-탈모에 효과적인 두피마사지

탈모에 직접적으로 효과를 주려면 두피에 직접 탈모에 도움이 되는 물질을 충분히 바르고 두피마사지를 해야 한다. 모발의 성장에 효과가 있다고 밝혀진 자연산 추출물로는 녹차, 사과, 포도, 보리 등이 있다. 추출물을 바르고 두피마사지를 한 후에 깨끗이 씻어내야 한다.

마사지 할 때는 손가락 끝의 지문부위로 머리를 지그시 누르고 5~10초간 유지한다. 이런 방법을 두피 전체에 걸쳐서 5분에서 10분 정도 시행하고, 하루 2번 아침, 저녁으로 하는 것이 좋다. 손톱이나 빗을 사용하는 경우에는 오히려 두피에 염증을 초래할 수가 있다.

성남/김규식기자
도움말/분당서울대병원 피부과 허창훈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