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연휴동안 장고(長考)한 李會昌총재가 내놓을 정국해법 방안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李총재는 지난 20일 예산 수덕사를 방문한 뒤 측근들까지 물리친 채 경기도 일원에서 머물고 25일 가회동 자택으로 돌아왔으나 외부와 일체 접촉하지 않고 있다.
 때문에 李총재가 이번 칩거에서 정국해법의 실마리를 찾았는지에 대해서는 일체 알려지지 않고 있다. 李총재는 이미 측근과 주변에 함구령을 내린 상태다.
 한 측근은 “李총재는 칩거기간 중 외부와의 연락을 일체 끊었으며 金杞培사무총장, 權哲賢대변인, 朱鎭旴비서실장의 전화보고외는 누구와도 접촉한 일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공식적인 채널들을 종합해 보면 李총재 구상의 일단을 엿볼 수 있다.
 權대변인은 25일 “내주초 李총재가 기자회견을 갖거나 29일 의원 및 지구당위원장 연찬회 때 정국구상의 내용을 밝히지 않겠느냐”고 말하면서도 “그러나 폭발적인 내용을 터뜨리거나 정국을 확 뒤집는 식의 발언은 없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다른 한 측근도 “李총재가 설연휴 동안의 장고 끝에 획기적인 정국구상을 내놓을 것이라는 보도는 언론이 너무 앞서가는 인상이 짙은 것 아니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이들에 따르면 李총재로서는 안기부 총선자금 지원수사 파문과 관련 지금까지의 야당분열책동에 대한 극한투쟁이나 항복성에 가까운 여당과의 전격적인 대화는 일단 피할것으로 분석된다.
 오히려 李총재는 이번 안기부 자금수사 문제를 조속히 마무리짓고 여야가 정쟁을 즉각 중단하고 상생의 정치를 복원해 민생 문제 해결과 경제살리기에 대한 초당적인 협력용의를 밝히는 '李會昌식 큰 정치'를 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함께 3金정치의 유산인 음성자금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악순환의 고리를 끊는 방안에 대해서도 천명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안기부 자금파문을 계기로 정치자금 모금과 집행 내역을 투명화하는 방안을 역으로 제시하는 한편 대승적 견지에서 국회를 정상화, 모든 현안을 원내에서 논의하자고 제의할 가능성도 있다.
 아울러 자민련의 교섭단체 인정에 대한 입장을 밝힐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여권이 야당때리기를 계속해 개헌론과 인위적 정계개편을 계속 시도할 경우 이를 여권의 정권재창출 시나리오로 판단, 정권퇴진운동 등 극단적인 투쟁에 나서겠다는 강력한 경고도 곁들일 전망이다./朴春大기자·pcd@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