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는 북한에서 최근 몇년간 필로폰(메스암페타민·일명 '히로뽕') 등 마약 사용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3일(현지시간) 국무부가 이달초 발간한 '2014 국제마약통제전략(INCRS)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에서는 중국과의 국경지대를 중심으로 마약 사용이 성행하고 있으며, 최근 몇년간 계속 증가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가장 많이 사용되는 불법 마약은 필로폰으로, 내수용이나 수출용으로 북한 내에서 생산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필로폰은 최근 여성과 젊은층을 비롯해 사회 각계각층에 광범위하게 퍼지고 있고, 흡연이나 주사를 통한 주입보다는 코로 흡입하는 방식이 널리 이용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지난 2000년대 초까지 주로 의료용으로 사용되거나 불법 수출되기도 했던 양귀비(아편 원료)의 재배는 최근 급격히 줄었거나 완전히 사라진 것으로 보인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보고서는 "지난해 북한 당국이나 국영 언론에서 불법 마약과 관련해 발표한 정보는 사실상 없었다"면서 탈북자나 여행객 등의 증언을 통해 북한 내 마약 사용 실태를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무부는 북한 당국이 필로폰 등 불법 마약의 생산이나 거래에 직접 관여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정보는 충분치 않다고 전제한 뒤 "최근 북한 당국이 개입한 마약 사건이 없다는 것은 실제로 그런 사건이 줄었거나 아니면 북한 정권이 이를 감추는 데 능숙해졌을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또 지난해 일부 마약거래 행위가 포착되기도 했으나 북한 당국이 이런 거래를 지시하거나 통제하고 있다는 명확한 증거도 역시 없다고 밝혔다.

국무부가 '해외원조법'에 따라 매년 발간하는 INCRS 보고서는 마약 생산 및 거래, 자금세탁, 금융범죄 등과 관련한 국가별 사례를 담고 있다.

지난해 마약거래상들의 환적 국가로 선호되고 있다고 평가했던 한국에 대해서는 올해 별도의 보고서를 내지 않았다.

다만 화학물질 통제 부문과 관련한 항목에서 한국이 지난 2012년 합성마약 원료물질인 에페드린과 슈도에페드린의 주요 수입국이었다면서 범죄자들이 한국에서 이런 화학물질을 거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 소식통은 "지난해 보고서는 북한 내 마약 생산과 가짜담배 제조 등의 불법 생산 의혹이 비교적 구체적으로 지적됐으나 올해는 관련 정보 부족을 이유로 내용을 다소 완화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워싱턴=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