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억원대 벌금과 세금을 미납하고 뉴질랜드로 도피했던 허재호 전 대주그룹 회장이 국내로 들어와 곧바로 노역장에 유치됐다.

23일 광주지검에 따르면 허 전 회장은 지난 22일 오후 6시께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검찰은 곧바로 허 전 회장의 신병을 확보, 광주교도소 노역장에 유치했다.

2010년 초 횡령, 탈세 등 혐의에 대한 재판 중 뉴질랜드로 건너간 허 전 회장은 이듬해 횡령 등 혐의로 징역형의 집행유예와 함께 벌금 254억원이 확정됐다.

당시 법원은 벌금을 내지 않으면 1일 노역의 대가로 5억원을 산정한 초유의 판결을 선고했다.

허 전 회장은 영장 실질심사 중 1일 구금으로 5억원을 줄여 벌금 249억원을 49일 노역장 유치로 탕감할 수 있는 상황이다.

허 전 회장은 최근 자신에 대한 비난 여론, 가족 집에 대한 압수수색, 광주지검·광주지방국세청·광주본부세관·광주시의 기관협의회 등 관련 기관의 전방위적 벌금·세금 집행 추진에 압박을 느낀 것으로 알려졌다.

허 전 회장은 지난 21일 지인을 통해 검찰에 귀국 의사를 전해왔다.

허 전 회장은 노역으로 벌금을 모두 탕감받을 것으로 보이지만 국세 136억원, 지방세 24억원, 금융권 빚 233억원(신한은행 151억원·신용보증기금 82억원)도 갚지 않은 상태다.

검찰은 또 기존에 접수된 공사비 체불 등 고소 사건 수사와 함께 국내 재산 은닉, 뉴질랜드 체류(영주권 취득) 과정의 적법성, 해외로 재산 빼돌리기 등에 대해 살펴보고 있어 추이가 주목된다.

윤민호 통합진보당 광주시장 예비후보는 이날 논평을 내고 "공과금 70만원을 남기고 목숨을 끊은 세모녀와 하루 일당 5억원의 재벌 모습은 극단적인 불평등에 빠진 대한민국의 자화상"이라며 "같은 벌금형을 받아도 일반 국민은 1,364년, 재벌은 49일로 탕감되는 현실은 대표적인 '비정상'의 사례"라고 비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