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8일 대전 유성구 대전지방기상청 관측표준목에서 꽃망울을 터뜨린 벚꽃. 이날 개화한 대전의 벚꽃은 다음 달 1∼5일 사이 만개할 것으로 기상청은 전망했다. /연합뉴스
기상청은 서울의 벚꽃이 28일 오후 늦게 개화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는 작년보다 18일 빠르고, 평년보다는 13일 빠르다.

특히 서울의 벚꽃이 3월에 개화한 것은 1922년 기상청이 벚꽃을 관측한 이후 처음이다. 2002년에는 4월 2일, 2007년에는 4월 3일 서울에 일찍 벚꽃이 폈지만 3월에는 개화한 적이 없다.

서울의 벚꽃 개화는 종로구 송월길에 있는 서울기상관측소의 관측 나무를 기준으로 한다.

벚꽃과 같이 한 개체에 많은 꽃이 피는 다화성 식물의 개화는 한 개체에서 3송이 이상 완전히 피었을 때를 기준으로 하고 있다.

서울의 대표 벚꽃 군락 단지인 여의도 윤중로 일대의 벚꽃도 이날 공식적으로 개화했다.

기상청은 2000년부터 서울에서는 여의도 윤중로 일대를 벚꽃 군락지로 지정해 관측하고 있다. 윤중로 벚나무 중 영등포구청이 관리하는 세 그루의 벚나무를 따로 지정해 개화 여부를 결정한다.

올해 서울의 벚꽃 개화시기는 기상청의 예상보다 보름이나 빨라졌다.

앞서 기상청은 13일 보도자료를 내 서울 기상관측소 기준으로 벚꽃 개화일을 4월 11일로 예상했다.

그러나 4월이 채 오기도 전에 이미 벚꽃이 공식적으로 개화했고 벚꽃이 개화 후 일주일 후 활짝 핀다는 점에서 벚꽃 만개 예상 시점도 내달 4∼6일로 훌쩍 앞당겨졌다.

벚꽃의 개화 시기는 2월과 3월 기온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데, 최근 평년에 비해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개화 시기도 빨라진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이번 봄에는 벚꽃의 개화가 전국에서 거의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진 것이 특징이다.

서귀포에 벚꽃이 개화한 것은 25일로, 벚꽃 개화가 서울까지 올라오는 데 사흘밖에 걸리지 않았다.

2002년과 2007년 서울에 벚꽃이 4월 초에 일찍 개화했을 때에도 제주도와는 1주일 정도 차이가 있었지만 올해와 같이 시간 차가 적은 경우는 찾기 어렵다.

다른 지역에서는 부산이 25일, 포항·대구·통영은 27일, 광주·전주·대전·서울에서는 28일 동시에 개화했다.

이같이 남부와 중부의 개화 시기에 큰 차이가 없는 것은 최근 우리나라 북쪽에 기압능이 형성돼 따뜻한 공기가 모인데다 일본 남쪽 해상에서 느리게 이동하는 고기압의 영향으로 따뜻한 남서류가 지속적으로 유입돼 중부 지역을 중심으로 기온이 높았기 때문이다.

서울의 2월 평균기온은 1.9도로 평년(0.4도)보다 높았고 3월도 평균기온이 7.2도를 기록해 평년(5.7도)보다 높았다.

특히 서울은 26일부터 낮 최고기온이 20∼24도의 분포를 보여 평년보다 8∼11도가량 높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