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화질(UHD) 방송 시대가 열렸다.
가장 먼저 출발선을 끊은 건 힘을 합친 케이블TV 업계다. 케이블방송사(SO)들은 내달 10일 전용 채널을 통해 동시에 UHD 방송을 송출한다. 세계 최초의 UHD 방송 상용화다.
700㎒ 주파수 할당이 여전히 불투명한 지상파 방송사도 일단 내달부터 본격적인 UHD 실험방송에 들어간다. 브라질월드컵, 인천아시안게임 등 대형 스포츠 이벤트를 UHD로 제작하거나 생중계해 그간 쌓아온 노하우를 선보이겠다는 포부다.
IPTV와 위성방송은 다소 뒤처졌다. 서둘러 UHD 전용 셋톱박스를 출시하고 있지만 정식 서비스는 빨라야 올 하반기에나 가능해 보인다.
전문가들은 업계가 지나치게 플랫폼 경쟁에만 사활을 건다고 지적한다. UHD TV의 낮은 보급률, 그리고 무엇보다 UHD 콘텐츠 부족 문제가 해결돼야 시장이 제대로 성장한다는 충고다.
◇ 케이블 UHD 전용채널 개국…세계 최초 UHD 상용화
케이블방송사들은 4월 10일 채널 '유맥스(UMAX)'를 통해 UHD 첫 방송을 내보낸다. 이로써 한국은 세계 최초로 UHD 방송을 상용화한 국가가 됐다.
대부분의 케이블방송사는 특별히 1번 채널을 유맥스에 내주기로 했다. UHD 전용채널인 유맥스는 케이블업계가 공동 투자해 만든 콘텐츠 수급회사 '홈초이스'가 운영한다. 천문학적인 돈이 들어가는 UHD 콘텐츠를 십시일반으로 만들어 같은 채널에서 함께 내보낸다는 전략이다.
일단 힘을 모아 UHD 방송 상용화라는 첫 테이프를 함께 끊었지만 업체마다 사정은 다르다.
4대 케이블방송사(MSO) 가운데 매출액 규모가 가장 큰 CJ헬로비전은 삼성전자와 협력해 만든 UHD 소프트웨어 셋톱박스를 4월 10일 유맥스 채널 개국과 동시에 상용화한다.
소프트웨어 셋톱박스는 셋톱박스 기능을 UHD TV에 내장한 것이다. TV 제조사의 앱 스토어에서 관련 앱을 내려받아 이용하면 된다.
티브로드는 LG전자와 손잡고 개발한 소프트웨어 셋톱박스로 UHD 방송을 시작한다. 연말에는 삼성전자와 만든 하드웨어 셋톱박스 방식의 UHD 방송도 내보낸다.
티브로드는 내달 말 인천에 국내 최초로 UHD 제작 센터를 세우고 자체적으로 콘텐츠를 제작할 예정이다. 티브로드는 2013년 인천전국체전 때 이미 UHD 콘텐츠를 만든 경험이 있다.
씨앤앰은 지난해 9월부터 LG전자와 개발한 소프트웨어 셋톱박스를 상용화한다. 올 4분기 안에 하드웨어 셋톱박스도 개발할 예정이다.
씨앤앰 관계자는 "UHD VOD 서비스도 함께 제공하기 위해 스트리밍 서버 등 장비 고도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4대 MSO 가운데 현대HCN은 상용화가 두 달 정도 늦어질 것으로 보인다. 시험방송도 당초 5월로 예정됐으나 4월 10일 상용화 시점에 맞추려고 준비 속도를 높이고 있다. 셋톱박스는 하드웨어 형식으로 올 하반기에 출시할 예정이다.
◇ 지상파 '700㎒ 할당' 변수…IPTV·위성방송 '발등에 불'
케이블업계가 먼저 UHD 방송의 닻을 올렸지만 지상파의 UHD 방송 상용화 시점은 안갯속이다.
지상파 방송사들은 수년 전부터 UHD 방송 관련 기술을 개발, 실험방송도 하고 투자계획도 세워놨지만 상용화 시점은 '700㎒ 주파수 할당' 여부에 달려 있다.
아날로그 방송 종료로 회수된 700㎒ 대역 주파수의 54㎒ 폭을 무료로 받는다면 곧바로 상용화를 시작하겠다는게 지상파들의 속내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같은 대역의 주파수를 원하는 이동통신사업자의 요구도 만만치 않아 정부로선 쉽사리 결정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지상파 방송사들은 일단 정부로부터 700㎒ 주파수를 활용한 UHD 실험국을 허가받은 만큼 내달부터 본격적인 실험방송을 해보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브라질 월드컵, 인천아시안게임 등 국민적 관심사가 높은 국제 스포츠 이벤트를 UHD 실험방송의 주요 콘텐츠로 보고 있다.
KBS와 MBC는 인천아시안게임을 직접 UHD로 제작하기로 했고, 브라질 월드컵은 3사 모두 4K 프로그램이 확보되면 UHD 중계방송을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EBS는 KBS와 협의해 올해 안에 교육·자연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실험방송할 예정이다.
유료방송업계인 IPTV와 위성방송은 케이블TV와의 UHD 상용화 경쟁에서 뒤처지자 발등에 불이 떨어진 형국이다. 상용화가 늦어질수록 UHD 방송 수요자가 케이블 쪽으로 이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나마 진척 속도가 빠른 건 2012년 업계 최초로 UHD 실험방송을 시작한 위성방송사 KT스카이라이프다.
스카이라이프는 케이블TV보다 한 달가량 늦은 5월에 UHD 전용 채널을 만들어 셋톱박스 기반의 UHD 방송을 시작할 예정이다.
스카이라이프 관계자는 "11월 안으로 보급형 UHD 셋톱박스도 출시해 UHD 방송 대중화에 앞장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KT,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등 IPTV 업계는 대부분 올 연말에야 UHD 방송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점쳐진다.
◇ '플랫폼-디바이스-콘텐츠' 삼두마차 굴러가야
UHD 방송사업자들이 속속 UHD 시장에 뛰어들고 있지만 정작 UHD 콘텐츠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새 술을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고 해서 실컷 부대를 마련했더니 애당초 담을 새 술이 없다는 이야기다.
당장 4월부터 UHD 방송에 들어가는 케이블 업계만 봐도 콘텐츠가 턱없이 부족해 재탕, 삼탕 방송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케이블TV협회에 따르면 올해 케이블업계가 확보할 수 있는 UHD 콘텐츠는 총 200시간 분량에 불과하다. 이 가운데 80%가 영화·다큐멘터리·애니메이션이며, 외주사에 제작을 맡기거나 직접 투자해 제작하는 콘텐츠는 다 합쳐야 20% 남짓이다.
업계 관계자는 "콘텐츠 대부분을 외국에서 사와야 하는 데다 24시간을 방송하기엔 분량이 모자라 재탕, 삼탕을 해야 하는 실정"이라며 "콘텐츠를 확보하기 위해 정부와 방송사업자 등이 다각적으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협회는 2016년까지 UHD 콘텐츠 제작·수급에 약 400억원, 미래창조과학부는 1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할 계획이지만 당장 UHD 콘텐츠 시장을 활성화하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UHD TV의 비싼 가격 등을 내세워 UHD 방송이 보편적 서비스로 자리 잡기는 시기상조라는 시각도 있다. UHD TV가 여전히 가격이 높아 일반 가정의 보급률이 저조하기 때문이다. UHD 방송이 지극히 일부 시청자만 이용할 수 있는 프리미엄 서비스라는 지적도 그래서 나온다. /연합뉴스
가장 먼저 출발선을 끊은 건 힘을 합친 케이블TV 업계다. 케이블방송사(SO)들은 내달 10일 전용 채널을 통해 동시에 UHD 방송을 송출한다. 세계 최초의 UHD 방송 상용화다.
700㎒ 주파수 할당이 여전히 불투명한 지상파 방송사도 일단 내달부터 본격적인 UHD 실험방송에 들어간다. 브라질월드컵, 인천아시안게임 등 대형 스포츠 이벤트를 UHD로 제작하거나 생중계해 그간 쌓아온 노하우를 선보이겠다는 포부다.
IPTV와 위성방송은 다소 뒤처졌다. 서둘러 UHD 전용 셋톱박스를 출시하고 있지만 정식 서비스는 빨라야 올 하반기에나 가능해 보인다.
전문가들은 업계가 지나치게 플랫폼 경쟁에만 사활을 건다고 지적한다. UHD TV의 낮은 보급률, 그리고 무엇보다 UHD 콘텐츠 부족 문제가 해결돼야 시장이 제대로 성장한다는 충고다.
◇ 케이블 UHD 전용채널 개국…세계 최초 UHD 상용화
케이블방송사들은 4월 10일 채널 '유맥스(UMAX)'를 통해 UHD 첫 방송을 내보낸다. 이로써 한국은 세계 최초로 UHD 방송을 상용화한 국가가 됐다.
대부분의 케이블방송사는 특별히 1번 채널을 유맥스에 내주기로 했다. UHD 전용채널인 유맥스는 케이블업계가 공동 투자해 만든 콘텐츠 수급회사 '홈초이스'가 운영한다. 천문학적인 돈이 들어가는 UHD 콘텐츠를 십시일반으로 만들어 같은 채널에서 함께 내보낸다는 전략이다.
일단 힘을 모아 UHD 방송 상용화라는 첫 테이프를 함께 끊었지만 업체마다 사정은 다르다.
4대 케이블방송사(MSO) 가운데 매출액 규모가 가장 큰 CJ헬로비전은 삼성전자와 협력해 만든 UHD 소프트웨어 셋톱박스를 4월 10일 유맥스 채널 개국과 동시에 상용화한다.
소프트웨어 셋톱박스는 셋톱박스 기능을 UHD TV에 내장한 것이다. TV 제조사의 앱 스토어에서 관련 앱을 내려받아 이용하면 된다.
티브로드는 LG전자와 손잡고 개발한 소프트웨어 셋톱박스로 UHD 방송을 시작한다. 연말에는 삼성전자와 만든 하드웨어 셋톱박스 방식의 UHD 방송도 내보낸다.
티브로드는 내달 말 인천에 국내 최초로 UHD 제작 센터를 세우고 자체적으로 콘텐츠를 제작할 예정이다. 티브로드는 2013년 인천전국체전 때 이미 UHD 콘텐츠를 만든 경험이 있다.
씨앤앰은 지난해 9월부터 LG전자와 개발한 소프트웨어 셋톱박스를 상용화한다. 올 4분기 안에 하드웨어 셋톱박스도 개발할 예정이다.
씨앤앰 관계자는 "UHD VOD 서비스도 함께 제공하기 위해 스트리밍 서버 등 장비 고도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4대 MSO 가운데 현대HCN은 상용화가 두 달 정도 늦어질 것으로 보인다. 시험방송도 당초 5월로 예정됐으나 4월 10일 상용화 시점에 맞추려고 준비 속도를 높이고 있다. 셋톱박스는 하드웨어 형식으로 올 하반기에 출시할 예정이다.
◇ 지상파 '700㎒ 할당' 변수…IPTV·위성방송 '발등에 불'
케이블업계가 먼저 UHD 방송의 닻을 올렸지만 지상파의 UHD 방송 상용화 시점은 안갯속이다.
지상파 방송사들은 수년 전부터 UHD 방송 관련 기술을 개발, 실험방송도 하고 투자계획도 세워놨지만 상용화 시점은 '700㎒ 주파수 할당' 여부에 달려 있다.
아날로그 방송 종료로 회수된 700㎒ 대역 주파수의 54㎒ 폭을 무료로 받는다면 곧바로 상용화를 시작하겠다는게 지상파들의 속내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같은 대역의 주파수를 원하는 이동통신사업자의 요구도 만만치 않아 정부로선 쉽사리 결정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지상파 방송사들은 일단 정부로부터 700㎒ 주파수를 활용한 UHD 실험국을 허가받은 만큼 내달부터 본격적인 실험방송을 해보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브라질 월드컵, 인천아시안게임 등 국민적 관심사가 높은 국제 스포츠 이벤트를 UHD 실험방송의 주요 콘텐츠로 보고 있다.
KBS와 MBC는 인천아시안게임을 직접 UHD로 제작하기로 했고, 브라질 월드컵은 3사 모두 4K 프로그램이 확보되면 UHD 중계방송을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EBS는 KBS와 협의해 올해 안에 교육·자연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실험방송할 예정이다.
유료방송업계인 IPTV와 위성방송은 케이블TV와의 UHD 상용화 경쟁에서 뒤처지자 발등에 불이 떨어진 형국이다. 상용화가 늦어질수록 UHD 방송 수요자가 케이블 쪽으로 이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나마 진척 속도가 빠른 건 2012년 업계 최초로 UHD 실험방송을 시작한 위성방송사 KT스카이라이프다.
스카이라이프는 케이블TV보다 한 달가량 늦은 5월에 UHD 전용 채널을 만들어 셋톱박스 기반의 UHD 방송을 시작할 예정이다.
스카이라이프 관계자는 "11월 안으로 보급형 UHD 셋톱박스도 출시해 UHD 방송 대중화에 앞장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KT,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등 IPTV 업계는 대부분 올 연말에야 UHD 방송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점쳐진다.
◇ '플랫폼-디바이스-콘텐츠' 삼두마차 굴러가야
UHD 방송사업자들이 속속 UHD 시장에 뛰어들고 있지만 정작 UHD 콘텐츠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새 술을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고 해서 실컷 부대를 마련했더니 애당초 담을 새 술이 없다는 이야기다.
당장 4월부터 UHD 방송에 들어가는 케이블 업계만 봐도 콘텐츠가 턱없이 부족해 재탕, 삼탕 방송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케이블TV협회에 따르면 올해 케이블업계가 확보할 수 있는 UHD 콘텐츠는 총 200시간 분량에 불과하다. 이 가운데 80%가 영화·다큐멘터리·애니메이션이며, 외주사에 제작을 맡기거나 직접 투자해 제작하는 콘텐츠는 다 합쳐야 20% 남짓이다.
업계 관계자는 "콘텐츠 대부분을 외국에서 사와야 하는 데다 24시간을 방송하기엔 분량이 모자라 재탕, 삼탕을 해야 하는 실정"이라며 "콘텐츠를 확보하기 위해 정부와 방송사업자 등이 다각적으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협회는 2016년까지 UHD 콘텐츠 제작·수급에 약 400억원, 미래창조과학부는 1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할 계획이지만 당장 UHD 콘텐츠 시장을 활성화하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UHD TV의 비싼 가격 등을 내세워 UHD 방송이 보편적 서비스로 자리 잡기는 시기상조라는 시각도 있다. UHD TV가 여전히 가격이 높아 일반 가정의 보급률이 저조하기 때문이다. UHD 방송이 지극히 일부 시청자만 이용할 수 있는 프리미엄 서비스라는 지적도 그래서 나온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