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어닝시즌(실적발표 기간)을 앞두고 업종별 대표 기업들이 자체 실적을 점검하느라 분주하다.
작년 4분기 삼성전자의 갑작스러운 실적 악화가 시장에 적잖은 충격파를 던진 이후 주요 기업들은 혹시나 어닝쇼크를 겪진 않을지 우려하고 있다.
30일 산업계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다행히 이번 1분기에는 몇몇 업종의 기업을 제외하면 다수 기업에서 실적이 호전될 것으로 파악됐다.
우선 제조업의 양대 축인 전자와 자동차가 비교적 순항 중이다.
삼성전자와 현대차는 전분기 또는 전년 동기보다 양호한 성적표를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해외 저가 수주의 덫에 걸려 실적 악화에 시달리던 대형 건설업체들도 모처럼 찾아온 주택경기 회복세를 등에 업고 흑자전환에 성공할 전망이다.
철강업체도 지난해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로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정유·석유화학·조선 업계는 좀처럼 침체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분위기다. 한번 나빠진 흐름의 반전이 쉽지 않을 것으로 업계에서는 내다본다.
◇ 삼성전자 영업익 8조5천억원대 전망
올 1월에 나온 삼성전자의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은 직전분기보다 18%나 줄어든 8조3천억원으로 발표됐다. 시장에선 어닝쇼크 수준이라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올 1분기는 다소 회복될 것으로 전망된다. 1분기 영업이익은 전분기보다 2∼3% 늘어난 8조5천억∼8조6천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추정하고 있다.
사업부문별 영업이익은 IM부문(IT·모바일) 6조원, 반도체 2조원, 소비자가전(CE) 4천억원, 디스플레이 1천억원 등으로 IBK투자증권은 예상했다.
비수기에도 호조를 보인 스마트폰 판매와 비용 절감, 안정적인 환율 흐름이 실적 개선 요인으로 분석된다.
SK하이닉스도 1분기 실적이 꽤 괜찮을 것으로 예상된다.
1분기 영업이익은 9천700억∼9천800억원으로 전분기(7천850억원)보다 23∼25%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D램 반도체 가격의 강세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화재로 생산 차질을 빚었던 중국 우시(無錫) 반도체 공장의 정상화로 생산 물량이 회복되면서 실적을 견인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의 LG전자 1분기 실적 전망치는 매출 14조원, 영업이익 2천851억원, 순이익 1천190억원으로 나왔다.
매출은 전분기보다 6.1% 감소하지만 영업이익은 8.4% 늘어난다. 순이익도 흑자전환한다는 예상치다. 3월부터 혼수 시즌이 열려 가전제품 판매가 호조를 띤 것으로 분석된다.
디스플레이 업계는 공급과잉에 따른 패널 가격 하락으로 1분기에도 고전을 면치 못할 전망이다.
LG디스플레이의 1분기 실적 전망치는 매출 6조276억원, 영업이익 518억원으로 전분기보다 각각 14.9%, 79.8% 줄어들 것으로 점쳐진다.
◇ 현대차, 중대형 신차효과 업고 '씽씽'
현대·기아차는 1분기 중·대형차 부문의 신차 효과로 수익성이 개선되면서 작년보다 좋은 실적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가에서는 현대차 매출액이 22조원을 넘고 영업이익도 2조원을 웃돌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지난해 1분기는 매출 21조3천억원, 영업이익 1조8천억원을 기록했다.
기아차도 증권가 예상으로는 매출 11조5천억원, 영업이익 7천200억원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1분기 실적인 매출 11조848억원과 영업이익 7천42억원에 비하면 소폭 상승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올들어 현대·기아차의 글로벌 시장 판매량은 3.6% 성장했다. 신형 제네시스의 내수 판매 확대와 기아차 광주공장의 증산 효과 등에 힘입었다.
여기에 대형차 판매가 호조를 보이며 수익성이 개선된 만큼 작년보다 실적이 좋아질 것이라는 것이 현대·기아차 내부의 관측이다.
현대모비스도 실적 성장을 기대한다. 지난해 1분기엔 매출 8조1천98억원과 영업이익 6천345억원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상승세를 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 대우건설 흑자전환 가능할 듯
작년 실적 부진에 시달린 건설업계는 해외공사 저가 수주 문제가 마무리 국면에 접어든데다 국내 주택경기가 회복세를 보이며 1분기 실적 반등이 예상된다.
지난해 4분기에만 8천억원 상당의 부실을 털어내며 연간 2천531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던 대우건설은 1분기부터 흑자전환이 가능할 전망이다.
증권가와 건설업계는 1분기 영업이익을 900억∼1천억원으로 보고 있다. 지지부진하던 해외 신규 공사가 매출에 반영되고, 김포 풍무지구 등 미분양 아파트가 대거 소진된 까닭이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우건설이 지난해 말 잠재 부실을 한꺼번에 털어내면서 올해 리스크가 많이 감소했다"며 "연초 대규모 해외사업 수주에 성공했고 분양시장을 중심으로 한 주택경기도 호전돼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작년 어닝쇼크를 경험한 삼성엔지니어링도 흑자전환이 점쳐진다.
금융투자업계는 작년 1조200억원대 영업손실에서 벗어나 1분기에는 150억∼250억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추정했다. 해외사업장 손실을 재무제표에 대거 반영한데다 해외 프로젝트 리스크가 점차 줄어들어 흑자로 돌아설 것이란 분석이다.
역시 해외손실로 1조원에 육박하는 영업적자를 낸 GS건설은 적자 폭이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금융투자업계는 1분기 영업적자를 300억원 안팎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1분기에는 5천억원이 넘는 적자를 본 바 있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GS건설의 매출과 신규 수주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며 "양질의 수주가 꾸준히 이어지며 1분기에는 적자 폭을 줄이고, 하반기부터는 영업이익이 흑자 기조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 포스코 영업익 4% 증가 전망
철강업종은 세계적인 공급 과잉이라는 구조적인 요인에도 원재료 가격 하락에 따른 원가 부담 완화, 계절적인 수요 회복, 지난해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 등으로 실적이 나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가에서는 포스코의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이 15조6천억원 안팎으로 작년 동기보다 7%가량 늘어날 것으로 추정했다. 영업이익은 4%가량 증가한 약 7천400억원, 순이익은 43%가량 늘어난 약 4천200억원으로 예상했다.
탄소강 부문의 마진 개선과 자회사인 대우인터내셔널의 미얀마가스전 생산 확대 등이 실적 개선 요인으로 꼽혔다.
현대제철의 연결 기준 매출은 37%가량 증가한 약 4조원, 영업이익은 96%가량 급증한 약 2천700억원으로 추정됐다.
◇ 정유·석유화학 '반전 쉽지 않네'
정유업계는 석유정제마진 정체에 파라자일렌(PX) 가격 급락까지 악재가 겹쳐 1분기 실적도 부진에서 헤어나지 못할 전망이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 상반기 실적이 시장 기대를 밑돌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돼 최근 52주내 가장 낮은 신저가를 기록했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는 GS칼텍스의 장기 기업 신용등급과 채권등급을 'BBB'에서 'BBB-'로 한 단계 하향 조정했다.
동양증권은 SK이노베이션이 1분기 영업이익 3천300억원을 달성해 전분기 적자를 탈출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정유 부문 회복세가 약하고 석유화학도 영업이익이 줄어 안심하기는 이르다고 덧붙였다.
특히 작년 하반기부터 시황이 꺾여 t당 평균 1천500달러 선이었던 PX 가격이 올들어 1천200달러까지 급락해 타격을 입힐 것으로 보인다.
GS칼텍스의 한 관계자는 "숫자는 밝힐 수 없지만 증권업계에서 예측하는 것보다 훨씬 상황이 안 좋다"고 귀띔했다.
석유화학업계도 사정이 좋지 않다. 글로벌 경기 회복 지연과 중국의 수요 둔화 여파로 실적 부진이 이어질 전망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LG화학의 1분기 영업이익이 3천900억원 수준으로 전분기(3천163억원)보다는 개선되겠지만, 전년 동기(4천89억원)보다는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전방산업 수요가 줄어든데다 고성장하던 중국 시장 둔화까지 겹쳐 실적에 타격을 받는 것으로 분석된다.
김선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석유화학 업황은 부진이 계속될 것"이라며 "하반기에 미국, 유럽 등의 소비 회복에 따른 중국의 수출 증가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 조선업계 상반기 실적 기대 어려워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은 2011∼2012년 저가수주의 영향으로 상반기 실적은 크게 기대하지 않고 있다.
1분기 매출은 2∼3년 전 수주해 건조중인 선박들로부터 나오는데 수주 당시 선가가 낮았던 점이 그대로 매출실적에 반영됐고 이에 따라 영업이익률 하락세도 이어지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적자(-871억원)로 전환하며 어닝쇼크를 기록했던 흐름이 반전될 것으로 기대하지 않고 있다. 대우조선해양도 작년 4분기 영업이익(1천91억원)과 비슷한 수준의 1분기 실적이 나올 것으로 예측된다.
조선업계는 그러나 작년부터 상선 위주의 선박 발주가 늘어나고 선가가 상승함에 따라 올 하반기부터 선가상승분이 반영된 선박들이 건조에 들어가면 영업이익도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상원 KB투자증권 선임연구원은 "선박발주가 활발해지고 신조선가가 소폭 상승하고 있으나 국내 조선사들의 주당순이익(EPS) 등 실적이 하향조정되고 있는 점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작년 4분기 삼성전자의 갑작스러운 실적 악화가 시장에 적잖은 충격파를 던진 이후 주요 기업들은 혹시나 어닝쇼크를 겪진 않을지 우려하고 있다.
30일 산업계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다행히 이번 1분기에는 몇몇 업종의 기업을 제외하면 다수 기업에서 실적이 호전될 것으로 파악됐다.
우선 제조업의 양대 축인 전자와 자동차가 비교적 순항 중이다.
삼성전자와 현대차는 전분기 또는 전년 동기보다 양호한 성적표를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해외 저가 수주의 덫에 걸려 실적 악화에 시달리던 대형 건설업체들도 모처럼 찾아온 주택경기 회복세를 등에 업고 흑자전환에 성공할 전망이다.
철강업체도 지난해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로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정유·석유화학·조선 업계는 좀처럼 침체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분위기다. 한번 나빠진 흐름의 반전이 쉽지 않을 것으로 업계에서는 내다본다.
◇ 삼성전자 영업익 8조5천억원대 전망
올 1월에 나온 삼성전자의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은 직전분기보다 18%나 줄어든 8조3천억원으로 발표됐다. 시장에선 어닝쇼크 수준이라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올 1분기는 다소 회복될 것으로 전망된다. 1분기 영업이익은 전분기보다 2∼3% 늘어난 8조5천억∼8조6천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추정하고 있다.
사업부문별 영업이익은 IM부문(IT·모바일) 6조원, 반도체 2조원, 소비자가전(CE) 4천억원, 디스플레이 1천억원 등으로 IBK투자증권은 예상했다.
비수기에도 호조를 보인 스마트폰 판매와 비용 절감, 안정적인 환율 흐름이 실적 개선 요인으로 분석된다.
SK하이닉스도 1분기 실적이 꽤 괜찮을 것으로 예상된다.
1분기 영업이익은 9천700억∼9천800억원으로 전분기(7천850억원)보다 23∼25%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D램 반도체 가격의 강세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화재로 생산 차질을 빚었던 중국 우시(無錫) 반도체 공장의 정상화로 생산 물량이 회복되면서 실적을 견인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의 LG전자 1분기 실적 전망치는 매출 14조원, 영업이익 2천851억원, 순이익 1천190억원으로 나왔다.
매출은 전분기보다 6.1% 감소하지만 영업이익은 8.4% 늘어난다. 순이익도 흑자전환한다는 예상치다. 3월부터 혼수 시즌이 열려 가전제품 판매가 호조를 띤 것으로 분석된다.
디스플레이 업계는 공급과잉에 따른 패널 가격 하락으로 1분기에도 고전을 면치 못할 전망이다.
LG디스플레이의 1분기 실적 전망치는 매출 6조276억원, 영업이익 518억원으로 전분기보다 각각 14.9%, 79.8% 줄어들 것으로 점쳐진다.
◇ 현대차, 중대형 신차효과 업고 '씽씽'
현대·기아차는 1분기 중·대형차 부문의 신차 효과로 수익성이 개선되면서 작년보다 좋은 실적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가에서는 현대차 매출액이 22조원을 넘고 영업이익도 2조원을 웃돌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지난해 1분기는 매출 21조3천억원, 영업이익 1조8천억원을 기록했다.
기아차도 증권가 예상으로는 매출 11조5천억원, 영업이익 7천200억원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1분기 실적인 매출 11조848억원과 영업이익 7천42억원에 비하면 소폭 상승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올들어 현대·기아차의 글로벌 시장 판매량은 3.6% 성장했다. 신형 제네시스의 내수 판매 확대와 기아차 광주공장의 증산 효과 등에 힘입었다.
여기에 대형차 판매가 호조를 보이며 수익성이 개선된 만큼 작년보다 실적이 좋아질 것이라는 것이 현대·기아차 내부의 관측이다.
현대모비스도 실적 성장을 기대한다. 지난해 1분기엔 매출 8조1천98억원과 영업이익 6천345억원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상승세를 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 대우건설 흑자전환 가능할 듯
작년 실적 부진에 시달린 건설업계는 해외공사 저가 수주 문제가 마무리 국면에 접어든데다 국내 주택경기가 회복세를 보이며 1분기 실적 반등이 예상된다.
지난해 4분기에만 8천억원 상당의 부실을 털어내며 연간 2천531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던 대우건설은 1분기부터 흑자전환이 가능할 전망이다.
증권가와 건설업계는 1분기 영업이익을 900억∼1천억원으로 보고 있다. 지지부진하던 해외 신규 공사가 매출에 반영되고, 김포 풍무지구 등 미분양 아파트가 대거 소진된 까닭이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우건설이 지난해 말 잠재 부실을 한꺼번에 털어내면서 올해 리스크가 많이 감소했다"며 "연초 대규모 해외사업 수주에 성공했고 분양시장을 중심으로 한 주택경기도 호전돼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작년 어닝쇼크를 경험한 삼성엔지니어링도 흑자전환이 점쳐진다.
금융투자업계는 작년 1조200억원대 영업손실에서 벗어나 1분기에는 150억∼250억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추정했다. 해외사업장 손실을 재무제표에 대거 반영한데다 해외 프로젝트 리스크가 점차 줄어들어 흑자로 돌아설 것이란 분석이다.
역시 해외손실로 1조원에 육박하는 영업적자를 낸 GS건설은 적자 폭이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금융투자업계는 1분기 영업적자를 300억원 안팎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1분기에는 5천억원이 넘는 적자를 본 바 있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GS건설의 매출과 신규 수주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며 "양질의 수주가 꾸준히 이어지며 1분기에는 적자 폭을 줄이고, 하반기부터는 영업이익이 흑자 기조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 포스코 영업익 4% 증가 전망
철강업종은 세계적인 공급 과잉이라는 구조적인 요인에도 원재료 가격 하락에 따른 원가 부담 완화, 계절적인 수요 회복, 지난해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 등으로 실적이 나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가에서는 포스코의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이 15조6천억원 안팎으로 작년 동기보다 7%가량 늘어날 것으로 추정했다. 영업이익은 4%가량 증가한 약 7천400억원, 순이익은 43%가량 늘어난 약 4천200억원으로 예상했다.
탄소강 부문의 마진 개선과 자회사인 대우인터내셔널의 미얀마가스전 생산 확대 등이 실적 개선 요인으로 꼽혔다.
현대제철의 연결 기준 매출은 37%가량 증가한 약 4조원, 영업이익은 96%가량 급증한 약 2천700억원으로 추정됐다.
◇ 정유·석유화학 '반전 쉽지 않네'
정유업계는 석유정제마진 정체에 파라자일렌(PX) 가격 급락까지 악재가 겹쳐 1분기 실적도 부진에서 헤어나지 못할 전망이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 상반기 실적이 시장 기대를 밑돌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돼 최근 52주내 가장 낮은 신저가를 기록했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는 GS칼텍스의 장기 기업 신용등급과 채권등급을 'BBB'에서 'BBB-'로 한 단계 하향 조정했다.
동양증권은 SK이노베이션이 1분기 영업이익 3천300억원을 달성해 전분기 적자를 탈출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정유 부문 회복세가 약하고 석유화학도 영업이익이 줄어 안심하기는 이르다고 덧붙였다.
특히 작년 하반기부터 시황이 꺾여 t당 평균 1천500달러 선이었던 PX 가격이 올들어 1천200달러까지 급락해 타격을 입힐 것으로 보인다.
GS칼텍스의 한 관계자는 "숫자는 밝힐 수 없지만 증권업계에서 예측하는 것보다 훨씬 상황이 안 좋다"고 귀띔했다.
석유화학업계도 사정이 좋지 않다. 글로벌 경기 회복 지연과 중국의 수요 둔화 여파로 실적 부진이 이어질 전망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LG화학의 1분기 영업이익이 3천900억원 수준으로 전분기(3천163억원)보다는 개선되겠지만, 전년 동기(4천89억원)보다는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전방산업 수요가 줄어든데다 고성장하던 중국 시장 둔화까지 겹쳐 실적에 타격을 받는 것으로 분석된다.
김선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석유화학 업황은 부진이 계속될 것"이라며 "하반기에 미국, 유럽 등의 소비 회복에 따른 중국의 수출 증가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 조선업계 상반기 실적 기대 어려워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은 2011∼2012년 저가수주의 영향으로 상반기 실적은 크게 기대하지 않고 있다.
1분기 매출은 2∼3년 전 수주해 건조중인 선박들로부터 나오는데 수주 당시 선가가 낮았던 점이 그대로 매출실적에 반영됐고 이에 따라 영업이익률 하락세도 이어지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적자(-871억원)로 전환하며 어닝쇼크를 기록했던 흐름이 반전될 것으로 기대하지 않고 있다. 대우조선해양도 작년 4분기 영업이익(1천91억원)과 비슷한 수준의 1분기 실적이 나올 것으로 예측된다.
조선업계는 그러나 작년부터 상선 위주의 선박 발주가 늘어나고 선가가 상승함에 따라 올 하반기부터 선가상승분이 반영된 선박들이 건조에 들어가면 영업이익도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상원 KB투자증권 선임연구원은 "선박발주가 활발해지고 신조선가가 소폭 상승하고 있으나 국내 조선사들의 주당순이익(EPS) 등 실적이 하향조정되고 있는 점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