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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19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MOC) 정례회의를 마치고 의장 취임후 첫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
옐런 의장은 31일(현지시간) 미국 시카고에서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후원으로 열린 콘퍼런스에 참석, 기조연설을 통해 "고용 시장의 부진은 실업과 싸우기 위해 중앙은행(연준)의 전례 없는 긴급 지원 조치가 상당 기간 필요하다는 점을 뒷받침하는 증거"라고 말했다.
그는 "일부 고용 개선 조짐에도 노동 시장은 아직 건강하지 못한 상태"라며 "시간제 근로자가 많고 임금은 정체되고 있으며 실업 기간이 점점 늘어나고 있어 경기 부양 정책을 지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리세션(경기후퇴)의 상처가 아직 남아 있고 연준이 목표를 달성하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옐런 의장은 "채권 매입 속도를 늦추는 연준의 최근 조치가 연준의 이런 의무(완전 고용)를 감소시키는 것은 아니며 연준 내부 동료들도 이런 관점에 광범위하게 공감한다고 믿는다"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발언은 연준이 연내 3차 양적완화(QE3)로 대변되는 유동성 확대 조치를 종료하더라도 단기 기준금리를 당분간 사상 최저치로 유지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연준은 글로벌 금융 위기가 닥친 직후인 2008년 12월부터 기준금리를 제로(0%)에 가까운 0∼0.25%를 유지하는 초저금리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옐런 의장은 앞서 지난 19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끝나고 나서 한 기자회견에서 "(기준금리 인상 시점은) 양적완화 조치를 끝내고 나서 대략 6개월 정도가 될 것"이라고 말해 국내외 금융 시장에 충격을 준 바 있다.
연준이 회의 직후 성명에서 "여러 요인을 평가할 때 현 추세로라면 채권 매입 프로그램을 끝내고서도 '상당 기간'(for a considerable time) 초저금리 기조를 이어가는 게 적절하다"고 했으나 이를 '6개월'로 구체화한 셈이다.
이로 인해 연준 양적완화 규모의 축소를 일컫는 테이퍼링(tapering·자산 매입 축소)이 올해 가을께 끝나는 점을 고려할 때 이르면 내년 상반기 기준금리가 인상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했다.
따라서 옐런 의장의 이날 언급은 구체적인 일정은 제시하지 않았으나 고용 상황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점을 여러 차례 밝힘으로써 그야말로 '상당 기간' 초저금리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시장 전문가들은 그동안 연준이 일러야 내년 하반기께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점쳤었다.
와드 매카시 제퍼리스LLC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기자회견에서 한 말을 직접적으로 부인하지는 않았지만, 경기 부양 정책이 꽤 오래 필요하다는 점을 지적함으로써 금리 인상 시점을 간접적으로 순연(pushback)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워싱턴=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