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모 대학 4학년인 권모(24·여)씨는 요즘 채용설명회를 듣기 위해 1주일에 1~2번씩 서울 소재 대학들을 전전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대기업 4곳이 권씨가 다니는 대학교에서 채용설명회를 열었지만, 올해는 단 한 곳도 없기 때문이다.

수원지역 한 대학 취업담당자는 대기업 채용설명회 유치를 위해 노력했지만 원하는 기업이 없어 무산됐다고 말한다.

아직까지 학교를 찾는 기업들이 없어 당장은 취업한 졸업자들과 재학생들을 연결해 주는 것에만 의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대기업 채용설명회가 대부분 서울지역 대학에만 몰려 경인지역 대학생들이 서울로 취업설명회 원정을 떠나는 등 취업정보에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CJ그룹은 올해 상반기 신입사원 채용에 앞서 모두 34회 채용설명회를 기획했지만, 경인지역 대학에서 열리는 채용설명회는 인하대, 경기대가 전부였다.

이마저도 CJ그룹 계열사인 대한통운, CJ푸드빌 등에 대한 채용설명회만 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CJ측은 서울에 있는 대학에서 18회의 설명회를 진행했으며, 이 중 8개 대학에서는 그룹 계열사 전부에 대한 설명회를 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SK텔레콤의 채용설명회 역시 서울권 대학에서 6회, 부산 2회, 경북 2회만 있을 뿐 경인지역 대학은 제외됐다. 이랜드의 경우는 채용설명회 8회 모두 서울에서만 진행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경인지역 대학들은 서울로 취업 원정(?)을 떠나는 학생들을 위해 셔틀버스를 대절하거나 소규모 채용상담회를 개최하는 자구책을 세우고 있다.

인천의 한 대학의 경우 학교측이 나서 소규모 학생을 대상으로 기업 관계자들이 채용관련 정보를 설명해 주는 '채용상담회'를 열었다. 또 다른 인천지역 대학에서는 대기업이 아닌 중소기업 채용설명회를 개최했다.

안산의 한 대학에 재학중인 김모(28)씨는 "서울지역 설명회를 가기 위해 학교에서 마련한 버스를 이용하지만 그마저도 다 못 탈 경우 전철을 타고 1시간 반을 이동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빠지지 않고 참석하고 있다"며 "서울지역 학생들보다 채용정보에서부터 뒤처지는 거 같아 속상하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CJ그룹 채용 담당자는 "한정된 시간에 설명회를 진행하다 보니 학교가 많은 서울지역 대학을 찾은 것이지 지역별로 차별을 둔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윤수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