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조선인들이 러시아 연해주로 이주한 지 150주년을 맞는 가운데 오는 10월 관련 기념행사들이 대거 열린다.

고려인 이주 150주년 기념사업 추진위원회는 10월 9∼12일 서울 광화문과 고려인 밀집지역인 경기 안산 '땟골'에서 기념행사를 열기로 확정했다고 2일 밝혔다.

기념사업 추진위에 따르면 한글날인 9일 서울 광화문에서는 고려인 동포들과 국민이 함께 어우러질 수 있는 '국민 참여 한마당'이 열린다.

고려인의 과거·현재·미래를 보여주는 다채로운 문화행사가 광화문 일대에서 벌어지며, 이 자리에는 러시아와 중앙아시아에 거주하는 고려인 150명이 초청된다.

10일에는 고려인 이주 150주년 공식 기념식이 거행된다.

기념사업 추진위는 광화문이나 땟골 기념식이 정부 차원의 행사로 치러질 수 있도록 추진하고 있다. 고려인 이주 역사도 다른 재외동포 이민사와 마찬가지로 대한민국 정부가 기억하고 기념해야 할 이주사라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11∼12일에는 고려인 최대 밀집 지역인 안산 단원구 선부2동 땟골에서 국내 고려인 동포들이 대거 참여하는 '고려인 페스티벌'이 열린다.

고려인 거주 지역에서 열리는 축제인 만큼 고려인 동포들이 페스티벌의 주인공이 될 수 있는 다양한 행사들이 준비되고 있다.

아울러 고려인 체육대회, 영화제, 문화예술 공연, 학술대회 등은 4월부터 차례로 열릴 계획이다.

기념사업 추진위는 첫 기념사업으로 10일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최재형 선생 순국 94주기 기념 세미나'를 개최한다.

2011년 설립된 최재형장학회가 개최하는 세미나에서는 일제강점기 시절 시베리아 항일운동의 중추 역할을 했던 최재형 선생의 정신을 되돌아보는 것에 더해 최재형 선생과 러시아 한인 이주역사 150주년이 가진 의미도 짚어본다.

국내와 별도로 고려인들이 사는 러시아와 중앙아시아에서도 기념행사가 열린다.

9월 20∼24일 연해주에서는 고려인 축제가 열리며 10월 5∼6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는 콘서트와 세미나 행사가 예정돼 있다.

이밖에도 시베리아 도시인 노보시비르스크와 상트페테르부르크 등 다른 4개 도시에서도 고려인 문화축제와 국제학술대회가 열린다.

기념사업 추진위 관계자는 "기념사업 행사일을 확정했으며 기념사업이 원활히 열릴 수 있도록 정부 부처와 정치권과 연계해 예산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