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일 오전 서울 광진구 청담대교 진입로 일대가 '어벤져스:에이지 오브 울트론'의 한국촬영으로 교통통제 되고 있다. /연합뉴스
토요일인 5일 쌀쌀한 날씨 속에서도 벚꽃 정취를 즐기려는 인파와 강남 한복판에서 진행된 할리우드 영화 '어벤져스 2' 촬영장에 모인 시민으로 서울 시내 곳곳이 붐볐다.

'한강 여의도 봄꽃축제'가 열리는 여의도 여의서로와 한강시민공원 일대에는 꽃놀이를 나온 시민으로 북적거렸다.

축제 첫 주말이지만 윤중로 벚꽃은 절정을 지나 꽃이 지는 모습이었다. 지난 목요일 내린 비로 꽃잎이 많이 떨어졌고 군데군데 푸른 잎사귀가 돋아난 벚나무 가지들이 눈에 띄었다.

만개한 벚꽃 그늘을 기대했던 시민들은 다소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다소 쌀쌀한 바람도 상춘객들의 어깨를 움츠리게 했다. 꽃놀이 중 추위를 피하려는 사람들로 인근 카페는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여자친구와 함께 나온 박준우(28)씨는 "벚꽃축제는 이제 시작인데 지난주 비가 와서인지 꽃이 많이 떨어진 게 아쉽다"고 말했다.

친구들과 함께 이곳을 찾은 이현경(23·여)씨는 "벚꽃이 좀 져서 아쉽긴 한데 꽃을 보고 있으니 스트레스가 풀리고 좋다"고 말했다.
▲ 4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연희숲속쉼터에서 열린 서대문 안산 벚꽃 음악회에서 서대문구립합창단이 공연을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나 아쉬움을 뒤로 하고 친구들과 함께 모처럼 꽃놀이를 나와 봄의 정취를 한껏 만끽하는 시민들의 즐거운 웃음소리도 여기저기서 들렸다.

친구 4명과 여의도를 찾은 고3 박수빈(19)양은 "목요일에 비가 와서 꽃이 없을 줄 알았는데 그나마 남아 있어 다행이다. 날씨가 좀 쌀쌀하긴 하지만 고3 스트레스를 풀고 가겠다"며 활짝 웃었다.

윤중로 인근 도로는 소통이 비교적 원활했지만, 국회의사당 역 등 주변 지하철역은 출근시간 못지않게 사람들로 붐볐다. 오후 3시를 넘어서자 윤중로에는 사람들이 본격적으로 밀려들어 축제를 실감케 했다.

윤중로 중간에 설치된 무대에서는 시민 노래자랑이 열렸고 오후 7시 30분에는 개막식이 열려 가수 남진과 뮤지컬 배우 최정원이 공연한다.

영등포구청은 이날 오후 5시까지 약 70만8천명이 찾은 것으로 집계했다. 

구청 관계자는 "날씨가 춥고 꽃이 많이 떨어져 작년보다는 방문객이 줄었다"면서도 "개막공연이 있는 저녁에 더 많은 시민이 찾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경찰은 축제가 끝나는 13일까지 서강대교 남단∼여의2교 북단, 엘림 주차장 입구∼여의하류IC 입구를 전면 통제한다. 또 이번 주말에는 여의하류IC 국회 남문 진입부∼여의2교 북단도 통제한다.

이와 함께 청담대교에서는 이날 오전 4시 30분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 어벤져스2 촬영이 진행됐다. 

같은 시간 건대입구 사거리에서 청담대교 남단 방향과 성수사거리·영동대교 북단에서 청담대교 진입 램프 방향이 통제됐다.
▲ 할리우드 배우 크리스 에반스가 4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동 DMC 월드컵북로에서 진행된 '어벤져스:에이지 오브 울트론' 촬영장에서 관계자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청담대교 남단 롯데백화점 부근 통제선 앞에는 시민 50여명이 나와 관심을 두고지켜보며 스마트폰으로 촬영 장면을 찍기도 했다.

한때 캡틴 아메리카 복장을 한 크리스 에번스 대역이 등장하자 여기저기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제작진은 시민에게 일정 거리만 유지해 달라고 요구하며 사진 촬영 등을 막지는 않았다.

두 아들과 함께 이른 아침 대전에서 출발했다는 윤유신(41)씨는 "큰아들의 꿈이어벤져스 제작사인 마블스튜디오에 들어가는 것인데 촬영현장을 가까이서 볼 기회를놓치고 싶지 않았다"며 "겸사겸사 서울 나들이도 하고 저녁때 돌아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옆에 있던 아들 윤지성(13)군은 "영화 촬영을 처음 보는 거라 신기하고 재밌다"며 "나중에 꼭 마블스튜디오의 영화감독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미국인 영어강사 그레그 맥로버츠(21)씨는 "한국에 온 지 9개월밖에 안 됐는데 이런 멋진 장면을 볼 수 있어서 기쁘다"며 "배우들은 잘 보이지 않지만 촬영트럭과 장비를 볼 수 있어 신기하다"고 말했다.

경찰은 청담대교 인근지역에 교통경찰과 모범운전자 등 148명을 투입해 차량흐름을 관리했다.

경찰 관계자는 "오후 들어 교통량이 많이 늘어났다"면서도 "애초 여의도 주변과건대입구역 일대에 극심한 혼잡을 빚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평상시 주말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