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아들을 못 믿으시나요"

지난 8일 오후 9시께 수원시 영화동의 A빌라에 사는 김모(26)씨는 자신의 여동생 방 벽에 '112 신고'라고 적힌 글귀를 보고 화가 치밀었다.

동생에게 따져묻자 동생은 "혹시 오빠가 너한테 무슨 짓을 하거나 위험한 상황이 닥치면 112에 신고하라"고 했다는 것. 화가 난 김씨는 술에 취해 안방에서 잠자고 있던 아버지 김모(57)씨를 깨워 말다툼을 벌였다.

김씨 가정은 다문화 재혼 가정으로 아버지 김씨와 재혼한 베트남 여성이 딸 A(15)양을 데리고 들어오며 한지붕 안에 살게 됐다.

특히 평소 부자간 사이가 좋지않았던 터에 글귀를 보고 단단히 화가 난 아들 김씨가 아버지에게 "아들도 못믿느냐"며 강하게 항의하다 큰 싸움으로 번졌고 결국 아들이 아버지의 옆구리·어깨 등을 걷어차는 폭력까지 행사하게 됐다.

경찰 조사에서 아버지 김씨는 "혹시 한국 물정도 잘 모르는 어린 딸에게 위험한 일이 발생할까봐 노파심에 112 신고라고 적어놨다"고 진술했다.

한편, 수원중부경찰서는 아버지를 폭행한 혐의(존속폭행)로 아들 김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공지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