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공공기관장 171명 중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한 사람은 18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위례시민연대가 전국 공공기관에 정보공개를 청구해 분석한 자료를 보면 2011년부터 올해 3월 말까지 기부를 한 적이 있다고 답한 사람은 대상자 171명 중 54명(32%)였으며 300만원 이상(1년에 100만원 이상)을 기부한 사람은 18명이었다.

국회의장과 상임위원장 24명 전원, 헌법재판소장과 헌법재판관 8명, 중앙선거관리위원장 등은 공개를 거부했고, 나머지는 정보가 없거나 기부 실적이 전혀 없다고 답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12일까지 답하겠다고 밝혔지만 시한을 넘겼고, 검찰총장을 비롯한 4명도 답변하지 않았다.

'기부왕'은 3년간 1억4천400만원을 기부한 정홍원 국무총리였다.

정 총리는 지난해 2월 취임한 이후부터 현재까지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1억원을 기탁한 것 외에 군부대와 교정시설에서 시(詩)를 창작할 수 있는 프로그램과 영화 '연평해전' 제작비 등을 후원했다.

17개 시·도지사 중 기부금 1위는 염홍철 대전시장으로 최근 3년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미혼모 시설 등에 5천695만원을 기부했다.

송영길 인천시장도 직급보조비를 반납하는 등의 방법으로 2천974만원을 기부했고 무료 외부강연도 59회 했다. 강운태 광주시장, 김완주 전북도지사, 박준영 전남도지사도 꾸준히 기부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해 사회복지공동모금회, 한국국제봉사기구, 국가보훈처 등 6곳에 약 80만원을 기부, 위례시민연대가 정한 '노블레스 오블리주' 기준에는 미달했다.

장관 중에서는 유진룡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1천125만원을 기부해 가장 액수가 많았고 윤병세 외교부 장관,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뒤를 이었다.

우동기 대구시교육감, 신항균 서울교대 총장, 이양호 농촌진흥청장, 고정식 광물자원공사 사장, 안홍철 한국투자공사 사장, 장휘국 광주시교육감, 조환익 한국전력공사 사장, 제정부 법제처장도 명단에 들었다.

이득형 위례시민연대 이사는 "조사 결과 공공기관장들의 기부 마인드가 낮아 유감"이라며 "많은 기관장이 기부활동을 사생활이란 이유로 공개하지 않았지만 헌법재판소는 지난해 12월 '공직자의 도덕성에 관한 사실은 순수한 사생활의 영역에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의견을 낸 바 있다. 법적 자격에 맞는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요구하는 사회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