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지옥 4남매'의 안타까운 사연이 세상에 알려진 뒤 지역사회 안팎에서 온정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우리 모두의 책임"이라며 수년간 쓰레기 더미 속에서 방치된 어린 아이들을 지켜주지 못한 데 대한 자성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자원봉사자와 구청 공무원, 경찰, 군인들이 직접 나서 4남매의 집안에 쌓여있던 쓰레기 더미를 깨끗이 치운데(경인일보 4월14일자 23면 보도) 이어, 아이들의 치료비 지원 등 지역사회 곳곳에서 4남매를 돕겠다는 온정이 답지하고 있다.

14일 인천시 계양구시설관리공단은 4남매 집을 방문해 전등을 비롯해 노후화된 각종 전기시설을 점검하고, 벗겨진 전선 등을 정비했다. 4남매 집 현관문에는 인터폰과 연결된 전선의 피복이 벗겨져 있는 등 화재 위험에 노출돼 있었다.

한국주택가구협동조합에서도 이날 4남매 집을 찾아 가구를 지원해주기로 했다. 앞서 쓰레기 더미를 치우러 온 자원봉사자들은 곰팡이 등으로 썩어있던 집안의 가구들을 모조리 치웠다.

계양구는 기초생활수급 대상 지정 여부와 다자녀 가구 지원, 아이 돌봄 서비스 제공 등 다각적인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또한 이런 일이 다시는 재발하지 않도록 사례 관리 가정으로 지정하고, 사회복지사가 지속적으로 현장 방문을 실시하기로 했다.

인천계양경찰서도 어머니 A(39)씨가 자립해 자녀들과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매주 2~3차례 가정폭력 상담 경찰관이 직접 가정을 방문할 계획이다. 인천경찰청은 자체 모금활동을 비롯한 지원책을 검토 중이다.

이웃 주민들도 나섰다. 작전서운동주민센터 자생단체 회원들은 당장 4남매에게 필요한 생활필수품 등을 지원해 주기로 했다.

선천적으로 심장 근육에 구멍이 있는 병을 앓고 있던 4남매의 둘째 D(13)군은 이날 부천의 한 병원에서 심장병 수술을 받았다. 또한 용변을 가리지 못하고 있는 막내 F(7)양도 인천의 대형병원에 입원해 검사를 받고 있다. 아이들의 치료비는 인천시가 전액 지원한다.

시 아동청소년과 이연숙 과장은 "아이들이 아동보호시설에 들어간 뒤 건강검진과 치료 등의 조치가 이뤄지면서 심리적으로 많이 안정이 된 것 같다"고 전했다.

온라인 상에서는 4남매의 딱한 사연에 안타까움과 미안한 마음을 전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 네티즌은 "'쓰레기 방'에 방치된 4남매가 저의 이웃인 인천 계양구민이라니 안타깝고 부끄럽고 죄송하네요. 먼 곳이 아닌 가족, 친지, 친구, 이웃부터라도 세심한 배려의 손길이 함께 할 수 있기를 바라며"라는 글을 남겼다.

인천계양경찰서 여성청소년과 노정원 과장은 "지자체와 경찰, 이웃 주민들의 도움으로 4남매가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며 "1회성 관심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인 관리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주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