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시흥의 한 정치인이 '반값 등록금을 실현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공약이 개인공약으로 끝날지, 지역공약으로 실현될지는 두고 볼 일이다. 하지만 한 번쯤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다.

공약에는 시흥지역 고등학교를 졸업한 학생들에게 관내 대학인 한국산업기술대학교와 경기과학기술대학교에 입학할 경우 장학금을 지원, 학부모의 등록금 부담을 줄여주겠다는 각오였다.

신선했다.

그는 "시흥지역의 경우 젊은 부모들이 교육 때문에 떠나는 도시"라며 "지역출신 학생들이 경쟁력 있는 지역대학에서 공부하고 지역인재로 양성된다면, 그것은 곧 지역발전 아니냐"고 했다.

특히 "지역과 지역대학이 '윈-윈'할 수 있는 공약"이라고 했다. 이 공약에는 지역은 인재를 양성하고, 지역대학은 학생 충원에 도움이 되고, 학부모는 자녀를 취업률이 높은 대학에 보냄과 동시에 등록금 부담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공약을 설명하기 위함은 아니다.

시흥에는 대표 지역대학으로 한국산업기술대학교(이하 산기대)와 경기과학기술대학교(이하 과기대)가 있다.
산기대는 역대 대통령이 찾을 정도로, 취업률 등에서 경쟁력을 갖춘 대학이다. 과기대는 전문대학이기는 하나, 비공식적으로 '삼성과'가 있을 정도로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공약이 실현된다면 학부모들의 혜택도 있으나 가장 큰 혜택은 대학으로 돌아가고 대학은 지금보다 더 큰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큰 이득을 보게 된다.

하지만 지금까지 양 대학이 시흥지역 사회를 위해 무엇을 했을까. 크게 한 일이 없다는 것이 지역사회의 평이며 교류가 없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지역사회 공헌활동에 대해 떠올리지 못했다. 이에 공약실현에 대해 '특혜지원'이라는 지적도 일부 있다.

아쉬운 부분이다.

기자는 양 대학에 정식으로 지역사회 공헌활동 사항에 대해 질의했고, 답은 이랬다. 한 대학은 "봉사, 기부 관련해 지역사회(언론)에 소개할 만한 특별한 활동이 없다"고 했고, 한 대학은 즉답을 피했다. 기자가 시흥시1% 복지재단을 통해 확인해 본 결과, 과기대는 백미 20kg 8포대와 10kg 2포대를 어려운 이웃에 써달라며 기증했다. 산기대는 학교차원이 아닌, 동문회에서 매년 200만원 상당을 수년째 기부했다. 더 이상 활동에 대해서는 확인하지 못했다.

대학이 꼭 지역사회를 위해 환원사업을, 또 위 공약이 반드시 실현되어야 한다는 논리는 절대 아니다. 하지만, 지역발전을 위해 경쟁력을 갖춘 대학에서 지역과 소통하고 노력해야 하는 책무에 대해서는 부정할 수 없는 것 아닌가.

지역사회는 양 대학의 지역사회를 위한 활동을 기대하고 있다. 소통 또한 원하고 있다. 양 대학의 판단을 기대해 본다.

/김영래 지역사회부(시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