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가입고객 거의 없고
여행사패키지 포함 대부분
그나마 면피용 저가상품
단원고는 1인 1천원 부담


다음주 해외여행을 앞둔 김모(50)씨는 16일 발생한 진도 여객선 침몰 사고를 접하고 곧바로 여행계약서를 다시 꺼냈다.

혹시나 모를 사고에 대비한 여행자보험이 제대로 가입됐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계약서에는 여행경비 항목에 여행자보험료가 포함돼 있었지만 정말 보상을 받을 수 있는지 미심쩍은 생각에 여행사에 직접 확인전화를 걸었다.

김씨는 "여행사에서 보험에 가입됐다고 해 전혀 신경쓰지 않고 있었다"며 "보험료를 조금 더 내더라도 직접 보험사에 문의해 꼭 필요한 보험을 가입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본격적인 여행철을 맞아 많은 사람들이 여행자보험을 가입하고는 있지만 정작 피해보상 범위와 보상액조차 확인하지 않는 등 안전불감증이 심각한 상황이다.

17일 손해보험협회와 보험개발원 등에 따르면 한 해 여행자보험 가입자는 13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여행자보험에 직접 가입하는 여행객은 거의 없고 대부분 여행사가 여행상품에 보험료를 포함시켜 대납하는 패키지 방식으로 단체가입하고 있는 실정이다.

게다가 보험 가입이 의무사항도 아니기 때문에 여행사가 패키지 상품에 포함한 보험은 사실상 면피용으로 보상 한도가 가장 낮은 저가 상품일 수밖에 없다.

한 여행사 대표는 "1인당 보험료 3천~4천원짜리로 국내 여행의 경우 5천만원을 보상하는 보험에 가입하는 게 가장 일반적"이라며 "본인이 직접 보험에 가입하겠다는 사람이나 보험 가입여부를 물어보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손해보험업계 관계자는 "여행객들의 안전불감증이 원인"이라며 "여행 시 안전에 대해 관심은 커졌지만 설마 무슨 일이 생기겠냐는 생각에 여행자보험을 꼼꼼히 챙기는 사람은 드물다"고 설명했다.

한편 사고를 당한 안산 단원고 학생 및 교직원 339명은 여행사 명의로 동부화재 여행자보험에 가입했다. 총 원수보험료는 35만원으로 1인당 1천원을 부담한 꼴이다.

1인당 최대 보장 항목은 상해사망 1억원, 상해입원의료비 500만원, 상해외래 15만원, 상해처방 10만원, 배상책임 500만원, 휴대품 20만원(개당) 등이다.

/이성철기자